[경남 맛집]밀양 '천왕재 휴게점'

밀양과 창녕에서 오르는 천왕재. 창녕 쪽에서 구불구불한 24번 국도를 따라 차를 몰아가니 산 중턱에 조그마한 휴게소 같은 음식점이 나왔다. '천왕재 휴게점'이다. 차창 밖으로 흘깃흘깃 쳐다보던 단풍을 멈춰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지점이다. 상쾌한 공기를 쐬다 음식점 안에 들어서니 식탁과 의자가 단출하게 놓여 있다. 점심때를 훌쩍 지나서 도착했지만, 훈기가 도는 식당 안에는 중년 이상의 단체 손님들이 가득했다. 가운데에 난로가 놓여 있고, 난로 위에는 물 주전자가 데워지고 있다. 보리차를 끓여서 올려둔다고 했다.

아직은 늦가을 추위를 감내할 수 있기에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찬 기운이 느껴진다. 정자처럼 생긴 곳에 앉아 대표 메뉴를 맛보기로 했다. 이선애(48) 대표는 한 부부가 20여 년간 이곳을 운영했고, 자신이 최근 남편과 음식점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전임자의 맛 비법을 전수했다고. 이 대표는 "창녕에 살면서 이곳을 자주 지나다녔다. 5월에는 아카시아 꽃향기가 가득하고, 가을에는 단풍잎으로 가득한 이 길에서 음식점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식조리사, 일식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화훼장식기능사 자격증 등 다양한 자격증도 소지하고 있다고 했다.

밀양시 청도면 24번 국도를 따라 천왕재 가는 길에 있는 '천왕재 휴게점'. 야외에서 해물파전, 두부김치, 국수 등을 맛볼 수 있다.

대표 메뉴인 국수와 파전을 주문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이기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메뉴라고 했다. 멸치 육수에 국수 면발이 한가득 담겼다. 김과 깨가 뿌려진 면발을 양념장과 섞었다. 양념장은 호박, 쪽파 등을 직접 담근 조선간장에 섞어서 만들었다고 했다. 적당히 간이 된 면과 구수한 멸치 국물이 식욕을 자극했다.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다보며 국수를 맛보니, 맛이 배가되는 듯했다. 특히 호로록 마시는 국물이 일품이었다. 매일 아침 일찍부터 삼천포에서 구해온 멸치에다 대파, 청양고추, 양파 등을 넣고 2시간 정도 육수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쫄깃한 국수 면은 밀양의 한 국수공장에서 주문 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물파전도 빠트릴 수 없는 이 음식점의 별미다. 쪽파에 오징어를 썰어 넣고 부침가루, 튀김가루를 섞어서 바삭하고 노릇하게 구워냈다. 동그란 파전이 생각보다 크다.

천왕재 휴게점 외부 모습.

두부김치는 창녕읍에서 가져온 즉석 두부에, 김치를 볶아서 내놓는다. 고소한 두부 맛이 괜찮은 편이다.

음식 재료 대부분은 창녕에서 장을 봐서 가져오고, 일부는 음식점 근처 농사짓는 곳에서 가져온다고 했다. 아삭 고추인 모닝고추는 농사짓는 곳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사실 이곳은 음식점이라기보다 일종의 큰 포장마차다. 주말이면 오토바이를 탄 일행들이 줄지어서 찾기도 한다. 손님들이 좋은 경치 속에서 맛있게 음식을 먹고 나서면서 반응이 좋을 때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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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및 위치> 

◇메뉴 △국수 4000원 △해물파전 1만 원 △두부김치 1만 원 △도토리묵 1만 원.

◇위치: 밀양시 청도면 24번 국도 천왕재 중턱.

◇전화: 010-7535-8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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