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업체 잇단 출점으로 백화점과 비율 균형 깨져…아웃렛 과잉 탓 할인 재고상품 부족·정상 제품 더 많아

아웃렛(outlet store)은 백화점이나 제조업체에서 판매하고 남은 재고상품, 비인기상품 등을 정상가의 절반 이하의 매우 싼 가격으로 판매하는 점포를 말한다. 하지만, 최근 아웃렛을 찾는 소비자들은 정상 상품이 더 눈에 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아웃렛 안 정상상품 매장 즐비 = 경남도 자료에 따르면 도내에 아웃렛으로 분류·등록된 매장은 창원 뉴코아아울렛(2006년 개설), 김해 롯데프리미엄아울렛(2008년 개설), 양산 ㈜모다아울렛(2012년 개설), 진주 ㈜모다아울렛 1·2호점(2014년 개설) 총 5개다. 올해 오픈한 진주 롯데몰은 복합몰로 분류돼 포함되지 않았다.

유명 브랜드 상품을 최대 70~80%까지 싸게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아웃렛은 최근 10년간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아웃렛 매장이 할인제품이 아닌 정상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는 혼동을 겪고 있다.

실제 도내 아웃렛 매장 6곳(진주 롯데아울렛 포함)에서도 재고·할인상품만 파는 매장만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심지어 재고 상품은 하나도 없이 정상 제품만 판매한다는 매장도 적지 않다.

아웃렛 입점 매장을 직접 다녀보니 △정상상품 매장 △정상·기획·상설할인 복합 매장 △상설할인 전문 매장 △보세 매장 △연합 매장(10여 개 유명 브랜드를 같이 판매) 등으로 나뉘었다.

롯데몰 진주점은 아웃렛이 복합몰과 한 층에서 같이 운영되는 형태다. 진주 롯데몰은 정상 매장 15%, 정상·상설 복합매장 65%, 상설할인매장 20%로 구성돼 있다.

다른 5개 아웃렛에서도 가장 많은 매장은 '정상·상설할인 복합매장' 형태다. 이러한 매장의 정상-재고 상품 비율은 3 대 7 정도지만 정상 상품이 90%라고 답하는 가게도 적지 않다.

매장 입구에 정상·기획·상설 복합매장이라고 표시한 진주 롯데몰 한 매장. /이혜영 기자

◇문제는 정상적인 유통 구조 파괴서 비롯 = 정가 매장보다 비교적 싸다고 인식해 아웃렛 매장을 일부러 찾는 소비자들은 상설할인 상품 비율이 절반도 채 안돼 '허울만 아웃렛'이라고 불평하고 있다.

김해시 장유동에 사는 김채진(42) 씨는 "업체에서는 매장 입구에 정상 매장, 복합매장, 할인 매장 표시를 해 문제될 게 없다고 하지만 홈페이지에 고시한 것도 아니고 방문해야만 알 수 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못사고 헛걸음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웃렛에서 정상 제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아웃렛 매장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렛은 백화점 재고 상품이나 비인기상품을 모아서 파는 곳으로 백화점 4개에 아웃렛 1개가 있을 때 균형을 잡는다. 하지만 최근 10년 대형유통업체 간 아웃렛 확장 경쟁이 가속화됐고 '4:1 공식'이 무너진 지 오래다.

롯데쇼핑만 봐도 백화점은 전국 33개, 아웃렛은 19개로 1.5 대 1 비율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도 아웃렛 확장에 가세해 신세계사이먼(아웃렛) 3개, 현대아울렛이 5개(예정 1개 포함)다.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뉴코아아울렛이 전국에 17개, 수도권에만 있는 2001아울렛도 8개다. 모다아울렛 13개 등 전국에 크고 작은 아웃렛은 현재 포화 상태를 넘어 과잉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남는 걸 유통하는 게 아니라 정상품도 섞어 팔 수밖에 없다. 제조업체는 구색을 갖추고자 아웃렛 전용 기획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도내 한 유통 전문가는 "백화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자 대형 유통업체에서 너도나도 아웃렛 확장을 하다 보니 스스로 백화점-아웃렛 경계를 무너뜨리는 비정상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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