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진주·창원 곳곳서 집회, 박근혜 하야 촉구 목소리 높여…학생·노동자 등 시민 발언도

12일 서울에서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린 시각, 경남 도내 각지에서도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크고 작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진주에서는 이날 오후 400여 명이 대안동 차없는 거리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30여 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박근혜퇴진 진주시국회의'는 지난 5일과 10일에 이어 세 번째 집회를 열었다.

진주시민들은 '내려와라 박근혜, 진주시민촛불행동'이란 제목으로 집회를 연 뒤 촛불을 들고 2㎞ 정도 떨어져 있는 이마트 진주점까지 행진해 갔다가 다시 차없는 거리로 돌아왔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서울에서 열리는 민중총궐기대회를 중계하기도 했다.

창원에서도 오후 6시부터 10시30분까지 용호동 정우상가 앞에서 촛불 모임이 열렸다.

공식적인 집회는 아니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임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이곳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 모임에 참석한 한 시민은 "약 500명 정도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다들 예상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어 놀랐다.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나서 발언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도 시민들이 촛불을 켰다.

이곳에서는 오후 6시 30분부터 '박근혜 퇴진을 염원하는 마산 시민들' 주최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문화제에는 학생·여성·노동자 등 시민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첫 번째 시민 발언자로 나선 이는 3·15의거탑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한 박수영 씨였다.

박 씨는 "나는 진보 좌파가 아니고 보수 우파"라며 "그럼에도 1인 시위를 하고 이 자리에 선 것은 나라 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목소리가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울려서 박근혜 대통령 귀에 들릴 때까지, 나라를 바꿀 때까지 동참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번째 시민 발언자로 나선 창원 태봉고등학교 3학년 진한아 양은 헌법을 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위법 행위를 했는지 조목조목 따졌다.

진 양은 "헌법 제34조 6항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세월호 참사도, 메르스 사태도, 어떠한 재해도 예방하지 못 했다"며 "사태가 이렇게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재해는 인재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게 재난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에서 '박근혜 퇴진을 염원하는 마산 시민들' 주최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우보라 기자

다음 발언자는 마산제일여자고등학교 김태진 교사와 1학년에 재학 중인 김가을 양이었다.

김 교사는 "지금 야간자율학습 시간인데 '땡땡이 치고' 나왔다"며 "진짜 나쁜 대통령 때문에 그냥 있을 수 없어 학생과 함께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 양은 "평소 같으면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연예인이나 드라마 이야기를 했겠지만 요즘은 이런 시국에 무엇을 위해 공부하느냐고 이야기한다"며 "새싹을 피워보려고 해도 그것을 짓밟아버리는 어른들 때문에 졸린 눈 비비며 왜 공부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박근혜' '최순실' '우병우' 삼행시 짓기, 손 피켓 만들기, 창원여성회 회원들의 '그네는 아니다' 공연 등 부대 행사가 진행됐다. 또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친 뒤 3·15의거탑 앞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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