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 창원시 진해구 '아크'

빽빽하게 입점한 상가 건물 속에서 빵집을 찾았다. 창원시 진해구의 '아크'다. 창원시 의창구 신월동에서 3년 넘게 가게를 운영했던 이상기(33) 대표는 낯선 곳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꿈을 펼쳐보고자 지난 4월 말 가게를 이전했다. 건강한 식사 빵을 선보이고자 한 실험을 새로운 곳에서 진행하고 있다.

기계·전자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그는 24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다. 나고 자란 밀양에서 일을 하다, 창원에서 요리학원에 다니며 새로운 꿈을 꿨다. 한식 요리를 배워 부산의 큰 레스토랑에 취업을 했고, 운명처럼 이곳에서 제과 일을 하게 됐다. 애초 한식 요리사로 일하게 될 줄 알았는데, 제과부에서 일을 하면서 빵을 배우고 익혔다. 경기도, 서울에서 빵을 더 배우고 곳곳의 빵집에 다녔다.

'아크' 이상기 대표가 바게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창원에 사는 배우자를 만났던 그는 창원 빵집으로 옮겨서 일을 했다. 그러다 자신만의 빵을 만들고 싶다는 갈증이 생겼다. 신월동에 빵집을 냈던 이유다. 커피와 빵을 팔면서 '아메리카노', '크루아상'의 앞글자를 따서 '아크'로 이름지었다. 지금은 '새로운 생각(AFRESH CONCEPTION)'이라는 뜻으로 '아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이 대표는 천연효모빵을 대표 빵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우어 도우(Sour Dough)', '르방(Leaven)'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천연효모는 인위적인 이스트가 아니라 자연에서 발효종을 배양해 얻은 것이다. 하루 정도 숙성한 반죽을 이용해 만들기에 맛보고 싶다고 금방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대표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익숙지 않지만 유럽에서는 천연효모빵 등을 식사 빵으로 먹고 있다. 지금 한순간 유행하는 빵이 아니다. 소스가 강한 빵만 먹다 보면 빵의 진정한 맛을 모를 수 있다. 밀 자체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빵을 만들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크루아상.

식사 빵으로 먹을 수 있는 바게트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쓴다. 기다란 바게트 빵을 칼로 잘라 보니, 기포가 움푹움푹 들어간 게 보인다. 비슷한 크기의 기포가 일정한 간격으로 있으면 잘 만들어진 빵이라 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쫄깃하다. 구수한 향이 난다. 바게트 빵 자체로만 먹는 게 익숙지 않다면, 수제로 만든 소스를 발라 먹어도 괜찮다. 판매하는 블루베리 잼과 양파, 마늘 등으로 만든 '어니언 갈릭' 소스를 더해서 먹으니, 소스 맛에 따라 단맛과 향이 배가 된다.

바게트 안에 크림치즈가 든 고구마 바게트도 바게트 특유의 신맛과 고구마의 단맛이 더해져서 먹기 좋다.

크루아상은 이 빵집의 인기 메뉴다. 밀가루 반죽과 프랑스 우유버터를 이용해 만든 이 빵은 겹겹이 생긴 결이 바삭함을 극대화해준다. 반죽을 여러 차례 밀어서 평평하게 만들어 그 속에 버터를 넣고 결을 하나하나 만들어낸다. 50겹 이상이나 결을 만들어낸 크루아상은 깊은 버터 맛이 입안에 전해진다.

▲ 무화가 깜빠뉴.

거친 시골 빵인 깜빠뉴에 무화과를 넣은 무화과 깜빠뉴는 담백함과 달콤함을 동시에 맛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상기 대표는 "집집이 된장에서 좋은 향이 나듯이, 빵도 발효되면서 저마다 구수하고 신맛이 난다. 지난해 11월에 2주간 가게 문을 닫고 빵을 제대로 느끼고 배우고자 프랑스를 다녀왔다. 좋은 재료인 좋은 밀가루로 인위적인 것을 첨가하지 않고 제대로 된 빵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유행하는 빵이 아니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담백하고 건강한 빵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혼자서 그러한 일을 하기보다, 함께 공감하는 이들을 만들고자 빵 수업도 진행하고 있다. 빵의 맛, 역사, 실습 등을 할 수 있게 구성했다. 그는 새로운 실험, 교육 등을 분주하게 이어가면서 빵의 진정한 맛을 보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바게트 3500원 △고구마바게트 3800원 △크루아상 2500원 △무화과 깜빠뉴 4500원 △버터 프리첼 2500원 △앙버터 3800원.

◇위치: 창원시 진해구 충장로 657번길 35.

◇전화: 055-263-6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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