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창원시 지역발전 콘퍼런스
축제 관광 눈맞춘 도시재생 등 '지역문화진흥' 방법 모색…킬러콘텐츠 필요성 공유 '마산·진해 활용' 제안도

창원문화예술특별시 정책방향의 큰 그림은 그려졌다.

이제 큰 그림에 맞는 세부적인 조례가 필요하고 각 부처에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다.

창원시는 지난 2일 문화예술특별시 추진과 문화관광 관련 미래를 논의하고 정책방향을 수립하고자 '창조경제와 지역발전 콘퍼런스'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었다.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기조연설에 이어 조광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부연구위원(정부 지역 문화 정책의 방향), 추미경 다움연구회 이사(기초지방자치단체의 지역문화 발전 전략), 김영 창원도시재생센터장(창원 도시재생 현재와 미래), 김미영 서울연구원 초빙 부연구위원(문화관광을 통한 도시재생), 유진상 창원대 교수(건축문화 유산을 활용한 도시발전 전략)가 주제 발표했다.

지난 2일 창원시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창조경제와 지역발전 콘퍼런스를 열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광호 부연구위원이 정부 지역문화 정책의 방향에 대해 발제하고 있는 모습. /창원시

또 1부 '지역발전과 지역문화진흥', 2부 '도시재생을 통한 문화관광도시의 비전'에 대한 종합토론도 열렸다.

이날 콘퍼런스 핵심은 '문화예술특별시로 나아갈 방향제시'와 더불어 창원시가 창조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가였다.

◇지역축제 활용해 문화 진흥해야 = '지역발전과 지역문화진흥'이라는 대전제 아래 종합토론이 열렸다.

토론자들은 창원시가 문화예술특별시가 되기 위해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걷는 쉼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윤성진 문화기획학교 상임이사는 문화예술특별시가 되려면 지역축제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 이사는 "창원에서는 많은 지역축제가 열리는데 전국에서 인정받는 10여 개 축제가 있다. 이 축제를 적극 활용해 지역문화를 진흥해야 한다"며 "다만 그 축제들이 경관형 축제이자 특산물 축제 위주라는 점에서 선진형 축제 모습은 아니다. 축제들이 지역 문화인과 결합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수립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 대표 축제 중 하나인 진해군항제. 콘퍼런스에서는 이러한 축제를 적극 활용해 지역문화를 진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남도민일보 DB

정종효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창원은 "창원, 진해, 마산에 대한 의식 통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정 팀장은 "현재 창원은 옛 세 도시를 따로 구분해 발전시도 중인데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전하는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 창원시 정책 연속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환경수도 창원에서 문화예술특별시로 시 정책이 전환됐는데 정책 연속성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정책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관계부처가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신구 부산대 건축학과 교수는 창원시 문화발전에 대한 공감대가 얼마나 형성돼 있는지 꼬집는 동시에 도시문화계획수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교수는 "지역문화와 중간조직, 시민이 함께해 지역문화가 성장하는데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 창원시는 시와 시민이 공감하지 못한 모습이 보인다. 행정과 지역예술인, 주민 등 모두가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청소년과 어린이, 중장년층 남성들도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도 들어보길 권했다.

◇도시재생, 관광과 접점을 찾아야 = 2부 토론은 도시재생은 문화와 관광이 배합돼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향자 선임연구위원은 도시는 관광이 목적지가 돼야 한다는 전제로 창원시의 도시매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때라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창원시는 문화예술특별시와 별도로 글로벌 관광도시를 선언했는데 도시의 매력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창원시가 관광을 촉진하려면 관광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아야 하고 비즈니스맨과 연계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태원 광운대 교수는 "도시재생사업은 대부분 건물 단위 개발로 이뤄지는 데 지역정서에 대한 조직개발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방문객이 보는 관점과 지역민이 보는 관점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창원시 도시재생 사업 결과인 창동예술촌.


/경남도민일보 DB

◇창원시만의 문화 강점 찾아야 = 4시간이 넘게 콘퍼런스가 열리는 동안 참석한 문화예술인들이 느낀 바는 어땠을까?

창원이 지닌 독특한 문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경남문화예술회관 노주식 공연부장은 창원이 지닌 독특한 콘텐츠 발굴 없이는 문화도시, 창조도시가 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노 부장은 "문화예술특별시가 문제가 아니다. 문화는 의도하는 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다.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다고 보는데 창원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어 "문화는 마산지역이나 진해지역이 창원지역보다 킬러 콘텐츠를 만들기 용이할 것이라 본다. 이번 지역발전 콘퍼런스에서 나온 5가지 발제 내용이 시정에 영향을 미칠 때 공직자 자신의 시각이 아닌 오늘 나온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로 전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 예술계 인사는 "이번 콘퍼런스가 좀 더 일찍 열렸어야 더 바람직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문화예술특별시 선포 후 지역발전과 문화를 끼워맞추는 식은 전형적인 성과주의로 비춰질 우려가 있다고 본다"면서 "창원이 지닌 강점을 어떻게 확산해 나갈지에 대한 더 실질적인 내용을 기대했는데 알맹이가 빠진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를 추진 진행한 창원시 김경화 문화예술정책관은 이번 콘퍼런스가 창원 발전방향에 큰 구심점이 될 수 있겠다고 전했다.

김 정책관은 "발제자들이 거대담론만 말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도움이 됐다. 창원 지역문화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 것으로 보여 실질적 고민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며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내년에도 토론회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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