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숨은 이야기 만나보실래요박경리 생가·윤이상 등굣길 등 동피랑과 또 다른 매력 느낄 수 있어

지난 2014년 10월 24일 <경남도민일보>는 당시 '몰비춤' 기획기사를 통해 통영 서피랑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서피랑은 통제영의 중심인 세병관에서 볼 때 서쪽에 있는 벼랑(서 벼랑)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마찬가지로 동쪽에 있는 벼랑은 동피랑(동 벼랑)입니다.

관광명소가 된 동피랑에 비해 서피랑은 거의 알려지지 않던 시기입니다. 통영에 있는 허동정 기자가 쓴 이 기사에는 한국전쟁 후 서피랑 언덕에 사창가가 있었다는 이야기, 또 그 사창가로 가던 99계단 이야기도 있습니다. 서피랑 옆 서문고개에는 소설가 박경리가 태어난 집도 있고, 서피랑 아래 동네에는 작곡가 윤이상이 학교를 다녔던 골목도 있다고 했습니다. 서피랑 주변은 경남에서 전기가 처음 들어온 곳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정비 공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미 서피랑은 통영의 또 다른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통영 서피랑 99계단에 올라 바라본 풍경. /이서후 기자

서피랑의 상징인 99계단에는 사람들이 찾아와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동피랑처럼 요란한 벽화는 없지만 곳곳이 아기자기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요. 서피랑 언덕 주변으로 도로가 생겨 자동차로 한 바퀴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동쪽으로 강구안과 동피랑, 서쪽으로 충렬사, 남쪽으로 통영항, 북쪽으로 세병관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99계단 아래 윤이상이 학교 다니던 길 입구에 있는 조그만 떡볶이집도 서피랑을 찾는 이들에게 필수 코스로 알려졌습니다.

몇 해 전부터 서피랑이 있는 명정동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을 열심히 벌여왔습니다. 이에 힘입어 서피랑에 자리를 잡고 '서피랑 문화'를 일구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99계단 입구에 자리 잡은 서피랑공작소라는 곳에서 열린 음악회가 대표적입니다. 동피랑과는 다른 매력으로 알려진 서피랑, 언제 한 번 가보지 않으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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