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인제대·창원대 학생 잇단 시국모임 계획

경남 도내 대학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창원, 김해, 진주에서 학생들을 중심으로 시국모임 제안이 잇따르고 있다.

첫 번째 시국모임은 창원대학교에서 열린다. 2일 오후 6시 창원대 정문 앞에서 촛불 모임이 예정돼 있다.

모임을 제안한 창원대 재학생 이현아(회계학과 11학번) 씨는 정문 옆 게시판에 '상실의 시대, 순실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그는 "학생들이 이번 사태를 궁금해하는 것 같았고 또 함께 얘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야깃거리를 던졌다"며 "이번 모임은 실질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구심을 만들고자 마련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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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학교에 붙은 박근혜 하야 대자보를 읽는 학생들./경남도민일보DB

이어 "친구들을 봐도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이해할 수 없는 사태에 분노하고 상실감을 느끼지만 표현할 공간이 없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 누구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자유발언대 형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일에는 창원, 김해, 진주에서 시국모임이 열린다. 경남지역청년대학생 진보실천단 청년백도씨는 이날 오전 11시 경상대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진주지역 대학생 시국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으로 시국선언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에는 인제대학교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한다. 지난달 31일부터 서명을 받고 있는데 1일까지 참가자가 500명이 넘었다.

시국선언을 제안한 인제대 제약공학과 13학번 백은지 씨는 "대자보를 쓰면서 삼삼오오 모인 학생들이 시국선언이라는 뜻을 모아 모임을 기획하게 됐다"며 "200명 정도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생이 동참해줬다. 그동안 이런 자리가 마련되기를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창원대에서는 오후 6시 30분 시국모임이 열린다. 이 자리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박근혜 하야 시국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앞으로 활동을 토론, 고민할 예정이다.

제안자 최호진(국제관계학과 11학번) 씨는 지난 31일부터 등하교 시간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그는 "모임을 제안하기 전 학내 반응을 듣고자 피켓시위를 했다"며 "추운 날씨지만 학생들이 음료와 과자, 핫팩을 주고 가는 등 응원을 해줘 힘이 난다. 공개한 연락처로 문의 전화도 많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개인은 백남기 농민 사태 등 불통의 시대에 대한 불만이 있었지만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데 조심스러워했던 것 같다"며 "이번 사태는 명백히 분노해도 된다고 생각해 그동안 참았던 분노를 표출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최 씨는 이번 시국모임에서 활동 방향을 정하면 다음 주 시국선언을 할 계획이다.

한편 인제대는 학생들이 시국선언을 주도하는 가운데 총학생회가 공식적으로 '중립'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됐다. 해당 글에 '실망이다', '부끄럽다' 등 비난이 빗발치자 학생회는 '적절하지 못한 단어 표기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시국선언과 관련해 확대운영위원회 및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설문을 통해 학우들 소리를 들어 전달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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