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대·창원대에 잇단 대자보 "무너진 민주주의 바로잡아야"…경상대 교수 219명 시국선언

"우리나라 현대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 3·15 운동의 본거지인 경남 마산의 지성인들이여! 이제 우리의 힘으로 무너져버린 민주주의를 다시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주말까지 잠잠하던 경남지역 대학생들이 박근혜 정부 퇴진을 촉구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나서는 등 도내 대학가에도 시국선언 바람이 불고 있다.

31일 오전 8시 40분께 경남대 정문 게시판에 대자보 3개가 붙었다. 대자보를 붙인 이들은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재학생들이다.

자신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16학번이라고 밝힌 박준혁(19) 씨는 대자보에서 '헌법 제1조 제2항'을 언급했다. 해당 조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한다.

대학 '박근혜 하야 촉구' 대자보 물결31일 경남대학교 정문 게시판에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신문방송학과와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의 대자보가 나붙었다. /김구연 기자 sajin@

박 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 제1조 제2항을 '대한민국의 주권은 최순실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최순실과 그 측근에 있다'로 보고 있다"며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고 국정을 농단한 아주 비판 받을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자보 끝에 "경남대 학우 여러분. 지금은 분노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늘 깨어 있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박 씨는 본보와 통화에서 "서울지역 대학과 비교해 지역대학이 조용하다"며 "정치학을 배우는 정치학도로서 부당함을 알리고 이를 비판하는 행위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경남대 신문방송학과 학생들도 대자보 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대통령에게 준 권한이 개인에게 넘어간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며 이는 민주주의를 부정한 행위"라며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창원대 게시판에도 대자보가 붙었다. 자신을 창원대 회계학과 11학번이라고 밝힌 '현아' 씨는 '상실의 시대, 순실의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오늘의 한국사회 민주주의는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또 자신을 사회학과 '소연'이라고 밝힌 이는 대자보에서 "제가 수강 중인 수업의 한 교수님은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것이며 세상이 시끄럽고 너무나 힘들어도 이런 일이 일어남으로 인해 국민들이 깨닫고 행동하고 민주주의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했다"며 "이 시련을 끝으로 사랑하는 대한민국이 더 성숙할 수 있기를, 좀 더 행동하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진주지역 대학가에서도 시국선언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상대 교수 219명이 이날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주장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경남지역청년대학생 진보실천단 청년백도씨(100℃)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2016 경남지역대학생 시국선언' 페이지에서 오는 3일 오전 11시 경상대 중앙도서관 앞에서 열릴 예정인 시국선언 기자회견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31일부터 오는 2일까지 점심시간(오전 11시 30분~낮 12시 30분)을 이용해 경상대 중앙도서관이나 교육문화센터 앞에서도 시국선언 신청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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