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4%까지 폭락…김영삼 6% 경신할지 주목

임기 1년 4개월을 남겨놓고 불거진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 개입 사태'로 박근혜 정권이 큰 위기를 맞았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8일 발표한 '10월 4주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를 보면 박 대통령이 '90초 대국민사과'를 한 직후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14%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분위기로 보면 지지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크다. 역대 최저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 6% 기록을 갈아치울지도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역대 대통령 지지율은 대체로 임기 초에는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 임기 말로 갈수록 낮아지는 모양새다. 대부분 20%대에서 임기를 마감했는데, 때로 10%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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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정부가 시작된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부터 살펴보자. 김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매우 극적이다.

김영삼 대통령(1993~1998년)은 취임 첫해 83%라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나타냈다. 공직자 재산 공개, 하나회 청산이라는 파격적인 행보로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인 까닭이다. 단칼에 별 40개를 날려버린 후 군의 반발이 심하자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릴 수밖에 없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임기를 마칠 때 지지율은 6%로 거의 바닥이었다. 1997년 IMF 구제금융 신청과 차남 김현철 씨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되면서 결국 역대 대통령 중 최저 지지율로 임기를 끝냈다.

김대중 대통령(1998~2003년)은 제법 높은 71%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서서히 지지율이 떨어지다 3년차인 2000년 지지율이 잠깐 반등한다. IMF 구제 금융 195억 달러를 전액 상환하고 외환 위기를 극복했을 때였다. 하지만, 임기 말 '홍삼 트리오'로 불리던 세 아들이 모두 권력형 게이트에 휘말리면서 큰 곤욕을 치르면서 마지막에는 지지율이 24%로 떨어진다.

노무현 대통령(2003~2008년)은 60%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1년 차 후반부터 20%대 지지율을 보이며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급기야 임기 5년 차에는 지지율이 12%까지 떨어진다. 당시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등으로 진보 지지층이 등을 돌렸기 때문이다. 이른바 '좌측 깜빡이 켜고 우회전했다'는 소리가 나온 이유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나를 욕해서 국민들이 기분이 풀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욕을 하시라'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에 힘입어 5년 차 후반기에는 되레 지지율이 올라가며 27%로 임기를 끝냈다. 문민정부 들어 최고 높은 임기 말 지지율이다.

이명박 대통령(2008~2013년)은 52%로 임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1년차인 2008년 2분기에 바로 21%로 떨어진다. '광우병 쇠고기 사태'로 연일 촛불시위가 벌어지던 시기다. 5년 차인 2012년에는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의 구속 등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불거지며 23%로 임기를 마감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42% 지지율로 임기를 시작했다. 이후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하다 최근 급속하게 지지율을 잃고 있다.

이는 역대 대통령 지지율 추이를 볼 때도 유례없는 폭락으로 집권 후반기 으레 벌어지는 레임덕과도 질적으로 다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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