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교수회 움직임 없어, 대변할 창구 역할 부재 비판 "3·15 정신 잃었다"목소리도

'최순실 게이트'로 시끄러운 이때 경남도내 대학사회는 조용하기만 하다. 창원시 마산지역에서는 3·15의거, 부마민주항쟁 정신을 잃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 도내 시민사회단체는 비상시국회의 개최를 예고하는 등 현 국정 상황을 우려하는 움직임이 가속화한 상태다.

경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7일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는 이 대학 교수 32명이 시국선언을 했다. 이날 오후 한양대 총학생회도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같은 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전시장 앞에서 대학생 6명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이다 2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이 밖에 이화여대, 서강대, 건국대, 동덕여대, 경희대 총학생회가 박 대통령 특검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고 백남기 농민 모교인 중앙대, 국민대 등도 뒤를 이어 시국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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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시국선언 모습./연합뉴스

반면 총학생회와 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도내 대학사회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창원대, 인제대 등 도내 대학 총학생회는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 일정은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대 교수회에서 시국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것 이외에 교수사회도 조용하긴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청년유니온 등 청년단체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김지현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청년유니온 자체적으로 시국선언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도내 대학가에서 집단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로 대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할 창구가 없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도내 대학 총학생회에서 사회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다보니 학생들이 참여하고 싶어도 창구가 없다"며 "대자보가 붙는 등 개별적으로 분출되는 목소리는 있지만 이를 한데 모으는 역할을 총학이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은 도내 대학 총학생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을 경우, 학생 개개인이 시국선언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고민하고 있다.

김영만 민주주의 경남연대 상임의장은 대학사회뿐만 아니라 그간 시민사회단체의 관행적 행동을 반성했다. 그는 "시민들이 전화나 문자로 문의를 많이 한다. 지금까지 우리 활동과 관련 없던 이들도 그렇다"며 "시민들이 이렇게 분노하고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3·15 마산이 왜 가만히 있느냐는 질책도 있었다. 이런 시민들의 분노 정서를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경남대 재학생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총학생회는 경남대 학생들을 대표하는 집단인 만큼 시국에 대해 잘 모른다면 더 알려고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그 앎을 토대로 시국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지식인의 일원이 될 대학생으로서 마땅히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이라고 총학생회에 적극적인 반응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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