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통령 퇴진 집회 줄이어, 창원에서도 시민 '분노 행진'
"최순실 꼭두각시, 반드시 규명" 지역 SNS에도 시국선언 조짐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최순실 게이트' 관련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창원에서도 거리로 나선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했다. SNS를 통한 시국선언 요구와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6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서병원 인근 고 백남기 농민 분향소 앞에 대학생·여성·노동자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1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각자 준비해온 피켓 등을 들고 "이게 나라냐? 박근혜는 하야하라"고 외쳤다. 또 분향소 앞 선전전을 마친 후 정우상가를 거쳐 상남동 대동백화점까지 '분노 행진'을 했다.

이들은 유인물을 통해 "대통령의 연설문에 빨간 줄을 긋고 일거수일투족을 보고받고 비밀 통로로 청와대를 들락거리며 섭정을 해온 자의 행태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국정 농단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끝이 모두 드러난 것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그야말로 나라 꼴이 엉망"이라고 했다.

이날 '분노 행진'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이 참여했다.

▲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진상규명과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촛불집회가 열렸다.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서진(19) 씨는 "오늘 학생을 대변하고자 교복을 입고 왔다"면서 "최순실 꼭두각시에 불과한 대통령 때문에 세월호·사드·위안부 등 사회적 문제가 불거졌다. 무능한 박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인 정은아(42) 씨는 "박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자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으로 가짜 사과를 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건의 철저한 규명과 이해할 수 있는 해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도 시민의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 그룹 중 하나인 '경남대학교 대신 말해드립니다'에 최근 이화여대·서강대·경희대 시국선언문 내용을 발췌한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경남대 재학생으로 소개한 한 누리꾼은 댓글을 달고 시국선언 동참자를 찾아 나섰다. 이 누리꾼은 "문제 심각성을 느꼈지만 나이가 어리고 아는 것이 많이 없어 자문하고 의지할 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댓글을 본 누리꾼들은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 누리꾼은 앰프와 마이크, 카메라를 지원하겠다고 적극 나섰다.

페이스북 '창원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그룹에는 시국선언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현재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 대학이 시국선언을 하는 가운데 창원대 학생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자신을 졸업생이라 밝힌 한 누리꾼은 댓글로 "전국 대학이 시국선언을 하는 것은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 남들 따라하는 게 아니라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지금 당장 우리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문제가 아니라 생각해 눈 가리고, 귀 막고, 입 닫고 '누군가는 나 대신 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문제 해결은커녕 더 큰 문제를 양산한다"며 시국선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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