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경남체육 산실로서 수많은 스타 플레이어 배출
지·덕·체 갖춘 엘리트 선수 육성 목표로 교과과정 이수·정서함양도 집중
펜싱 박상영 첫 올림픽 금메달…졸업생들 올림픽 공원 조성 추진

체육 분야 특성화 고교인 경남체고는 경남체육의 산실로 불린다.

지난 1985년 개교한 경남체고는 그동안 전국체전을 비롯한 각종 전국대회는 물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도 국가대표를 대거 배출하며 경남 도내 엘리트 체육의 한 축을 담당해왔다.

특히, 올해는 리우올림픽에서 이 학교 졸업생인 박상영(한국체대)이 펜싱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그동안 숙원이었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배출에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이런 기세를 몰아 경남체고는 10월 열린 제97회 전국체전에서도 금 17, 은 9, 동 18개를 따내며 경남선수단의 16년 연속 상위권 입상에 힘을 보탰다.

◇예비 국가대표 요람 자리매김 = 경남체고는 1996년 현재 진성 교육단지로 자리를 옮겼다.

경남체고는 육상(단거리, 중장거리, 도약, 투척), 수영, 체조, 사격, 역도, 펜싱, 유도, 복싱, 레슬링, 태권도, 양궁, 보디빌딩, 근대5종, 핸드볼, 조정, 우슈쿵푸 등 16개 운동부를 운영 중이다. 종목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경남체고가 운영하는 종목은 대부분 기초 종목이거나 다른 학교에서 운영하지 않는 비인기 종목이 주를 이룬다. 재학생 수만도 250명이 넘는다.

복싱 이희섭 선수

경남체고 이상락 교장은 "전국 체육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정책 종목과 다른 학교에서 꺼리는 비인기 종목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경남체고의 근본적인 운영 방침"이라고 말했다.

엘리트 선수를 키워내기 위한 학교인 만큼 관련 시설도 수준급이다. 양궁장을 비롯해 사격장, 체조장 등 종목 특성에 맞는 시설은 물론 웨이트장과 다목적 체육실을 통해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향해 맹훈련 중이다.

졸업 이후 진로도 다양하다. 체육특기생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기도 하고, 종목 특성에 따라 졸업 후 곧바로 실업팀 입단도 가능하다. 경남체고의 대학진학률은 90%를 넘는다. 지난해에도 졸업생 85명 가운데 4년제 대학 32명, 전문대 36명, 실업팀 취업 7명 등 88.2%의 진로가 확정됐다.

이 학교 김동암 교감은 "특기생으로 전공을 살려 대학에 진학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체육과 관련한 유사분야인 사회체육, 건강증진, 물리치료 등의 학과에도 상당수 학생이 진학하고 있다"고 말했다.

핸드볼 노희경 선수

◇체고는 운동만 하는 학교? = 체육고등학교에 진학하면 공부 대신 운동만 한다는 게 일반적인 편견이다. 운동을 통해 대학 진학이나 실업팀 입단이 목표지만 체육고등학교가 그렇다고 운동에만 전념하는 것은 아니다. 체고도 엄연한 학교인 만큼 정규 교과과정을 이수하는 것은 필수다. 선수 신분인 학생들도 매일 오전 등교해 수업을 받고, 시험도 치른다. 대신 일반고 학생들과 달리 체고 소속 학생들은 새벽, 오후, 방과 후 시간을 쪼개 자신의 주 종목을 연습한다.

체고는 기량이 좋지 않아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 내신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이상락 교장은 "체육 영재들이 정상적인 교과과정을 밟으면서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유일한 학교가 바로 경남체고"라며 "운동을 하면서 혹여 놓칠 수 있는 정서 함양 부분에도 특별히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장의 말처럼 인성 교육은 경남체고가 각별히 공을 기울이는 부분이다. 1학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오카리나를 배우도록 했고, 2학년들은 기타를 배우며 음악적 소양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남체고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와 조부모 자랑대회, 개사곡 발표대회, 교양강좌 등 언뜻 보면 체고와 어울리지 않을 법한 행사를 학생들의 인성 함양을 위해 해마다 개최해오고 있다.

경남체고 학생들이 기타연주를 배우는 모습.

◇교내 올림픽 공원 조성 추진 = 올해로 개교 31년을 맞은 경남체고는 그동안 경남 엘리트 체육의 산실이었다. 경남체고 출신들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에 메달을 안기며 국가대표 양성소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경남체고는 지금까지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해 늘 아쉬움을 남겼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유도 -78㎏급 김선영(동), 2008년 베이징 대회 남자 기계체조 평행봉 유원철(은)과 복싱 69㎏급 김정주(동) 3명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금메달리스트는 없었다.

이에 경남체고 1∼3회 동창회에서 후배들에게 열정과 투지를 북돋고자 2014년 학교 본관 앞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흉상좌대를 설치했다.

스포츠 과학 교실 수업을 하는 모습.

박상영은 이번에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올림픽 금메달의 염원을 담은 흉상좌대 설치 2년 만에 이 자리의 주인이 되는 영광도 함께 누리게 됐다.

이 교장은 "박상영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기념하고 후배들에게 새로운 꿈을 심어준다는 의미로 올림픽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라며 "공원 조성은 전 동문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진행해 내년 3월 중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선수가 모교를 방문했을 당시 기념사진.
역도 이해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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