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원기관-은행이 윈윈하는 금융지원] (2) 성장 위한 단비-지원 기업 사례 살펴보니
카스윈-신성장동력 스핀들 등 저리로 대출받아 상용화 눈앞
태광스틸-철강업황 부진 지속자금 묶였을 때 '가뭄의 단비'

각 거점기관(지역별 테크노파크) 운영지원사업 최종 평가를 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경남테크노파크의 '우수기술보유 중소기업 금융지원 사업'을 두고 '경남은행 등과의 업무협약(MOU)을 통한 유망중소기업 금융지원(1% 금리 인하) 정책은 우수하며 지원 대상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결과 의견을 내놓았다. 이렇듯 이 사업은 평가기관으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럼 실제 지원을 받은 기업은 이 사업을 어떻게 볼까?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자 창원과 김해지역 두 개 업체를 방문해봤다.

공작기계 핵심 유닛(부품)인 스핀들(Spindle·공작기계에서 드릴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고속회전체)을 주로 생산하는 창원국가산단 내 있는 카스윈은 2013년 매출 208억 원, 2014년 251억 원, 지난해 271억 원에 영업이익은 각각 5억 4400만 원, 6억 4500만 원, 지난해 8억 3100만 원을 기록하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하지만, 기계와 금속 가공 분야의 기초산업 격인 공작기계산업은 다른 후방산업 성장이 멈추자 함께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카스윈도 이런 영향을 받아 기존 주력 분야인 공작기계 부품 매출이 다소 줄고 있다.

진용규 카스윈 대표이사가 공작기계 핵심 유닛(부품) 중 하나로 최근 개발에 성공해 양산을 앞둔 중절삭 가공용 빌트인 스핀들(고속회전하며 드릴 역할을 하는 부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이시우 기자

카스윈은 공작기계 성장 둔화를 예측하고 몇 년 전부터 사업다각화를 꾀했다. 그래서 미래 먹을거리로 만든 게 중절삭 가공에 적합하면서 초고속 회전을 하는 4만 5000RPM 스핀들을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른 하나는 베어링 분야이다. 부가가치가 큰 로봇 관절에 들어가는 베어링을 국산화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2014년부터 새로운 사업 분야로 자리 잡은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진공펌프와 함께 이들 세 개 제품은 카스윈의 신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새 먹을거리를 찾아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연구개발에 집중하다 보니 중요한 순간 돈줄이 막혔다. 그래서 지난해 말 경남테크노파크를 통해 자금 신청을 해서 올해 1월 말 15억 원을 경남은행으로부터 빌렸다. 일반적인 기업담보대출을 받으면 산출 금리는 연 5%대 후반인데, 실제 빌린 자금은 4% 초반으로 1%가 훌쩍 넘는 금리 인하 혜택을 봤다.

이를 두고 진용규 카스윈 대표이사는 "로봇관절용 베어링 생산에 자금이 많이 들어갔고, 막판 연구개발 비용이 모자랐는데 이 대출이 정말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했다. 회사 운영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며 경남테크노파크와 경남은행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 다른 기업은 조선산업과 함께 역대 최악의 시장 상황을 맞고 있는 철강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김해 한림면에 있는 태광스틸은 운영자금 부족으로 경남은행에 연 금리 2% 후반이라는 제법 파격적인 저금리로 지난해 11월 말 대출을 받았다. 연이율은 정확히 2.65%였다. 포스코 등으로부터 철강재를 받아 중간가공을 하는 게 태광스틸 주요 사업 내용이다. 철제 중간 가공품 중에서 주로 두꺼운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극후물을 만들고 있다. 이 극후물은 산업기계용으로 주로 납품하며, 조선산업 중에서는 엔진생산업체 1·2차 벤더에 납품한다. 다행히 STX조선해양이나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나 이들 업체 1·2차 납품사와 직접 거래는 없어 조선산업 구조조정 직격탄은 피했다. 직격탄을 피했지만 산업기계 쪽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 회사는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연매출이 50억 원이었지만 지금은 20억 원대 중반으로 반 토막났다. 그만큼 철강업이 어렵다.

2004년 개인 기업으로 시작해 2007년 법인으로 전환한 태광스틸 신인우 대표이사는 "아무래도 이 업종 특성상 자금이 묶일 때가 종종 있다. 우리가 납품한 업체는 거래대금 결제를 지연하고, 우리에게 원자재를 준 업체는 결제를 독촉하는 때가 잦다. 그럴 때 정말 이런 정책자금이 절실하다"며 경남TP의 이 지원 사업 필요성을 강조했다.

태광스틸도 다음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있지만 신 대표는 우직했다. 업종 전환 없이 현재 업종으로 정면 돌파하겠다고 했다. 신 대표는 "국산 자동차 판매량 감소에 최악의 조선업 경기로 국내 철강산업이 판로를 잃고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은 맞다. 하지만 철강업하던 이가 다른 어디로 옮기겠나. 이 업종에서 승부를 봐야지. 대신 더 안정적인 판로 개척을 위해 영업 전략을 다각화하는 노력은 기울여야겠다. 그게 우리 회사의 생존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 기획기사는 경남테크노파크와 공동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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