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감소 폐교 위기…총동창회 사천교육청에 "학군 조정"건의

사천 삼천포초등학교가 학생 수 급감으로 개교 111년 만에 폐교위기에 놓이자 총동창회가 모교 구하기에 나섰다.

삼천포초등학교 총동창회(회장 이재완)가 10일 인근 학교와 통폐합을 요청하는 건의문을 사천교육지원청에 제출했는데, 이 건의문에는 총동창회 임원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서명했다. 교육청 주도로 농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추진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동창회가 먼저 나서서 통폐합을 요구한 것은 드문 일이다.

총동창회는 건의문을 통해 "1970년대 초 (삼천포초의) 너무 많은 학생수로 인해 분교로 떨어져 나갔던 대방초와의 합병방안을 조속한 시일 내 강구해 달라"며 "학군을 과감하게 정비해 시내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각 학교간의 학생 수를 내년부터라도 균형 있게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서 "모교의 오랜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2만여 동문이 뜻을 모으고 학교발전 기금을 조성하는 등 자구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110년 이상 역사를 지닌 지역 명문 초등학교가 폐교까지 가는 최악의 사태를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경남 사천시 선구동에 위치한 삼천포초등학교는 1905년 4월 3일 문을 열었고, 100여 년 동안 2만 2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특히 1970년대 초에는 전교생이 3000여 명에 달해 과밀이 우려되자 교육청에서 문선초등학교와 대방초등학교를 신설하고 학군을 재조정하는 등 사천시 동지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 수를 자랑했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의 대도시 이주와 저출산 등으로 삼천포초등학교 학생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추세다. 

그동안 학교는 한 학년을 2학급으로 유지했으나 신입생이 감소해 올해 1학년을 한 학급으로 줄였다. 2016년 현재 학생 수는 203명이다. 2020년 이후에는 더 줄어 폐교 위기에 처할 것으로 교육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학생 수 감소 탓에 폐교마저 우려되자 총동창회가 모교 구하기에 나선 것. 그러나 삼천포초의 학군조정 요구는 각 학교 구성원간 입장이 달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군조정은 접근이 쉽지 않은 문제다. 학교간의 이해관계와 미래가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총동창회의 제안 내용을 기본으로 해당 초등학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물어 향후 진행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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