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2만 4000명 둔 생협밥상·농업·생명살림 실천…창원 등지 매장 10곳 운영GMO 위험성 알리기 등 총력

1986년 생명을 지키고 지구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시작됐다. 이 흐름에 발맞춰 태동한 한살림경남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30주년의 의미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일까.

◇한살림경남 걸어온 길 = 한살림경남은 경남소비자협동조합으로 시작했다. 1986년 7월 14일 지역 종교단체, 시민사회단체 등이 뜻을 모아 발기인 모임을 했고 8월 10일 창립총회를 열었다. 1991년 2월 명칭을 경남한살림협동조합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한살림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역사와 가장 많은 조합원을 둔 생활협동조합이다. 이들은 자원 개발과 경제성장에 집착하는 산업주의 한계를 넘어서고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길을 모색하고자 모였다.

박소영 한살림경남 이사장. /김해수 기자

한살림 활동은 크게 세 가지 가치를 중심으로 한다. 첫 번째 가치는 '밥상살림'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가능하게 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위한 제도 개선 등 정책 참여 활동을 하고 있다. 두 번째는 '농업살림'으로 친환경 유기농산물 등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고 도농 공동체 교류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 '생명살림' 가치를 실천하고자 자연과 하나 되고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한 생활실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한살림경남 조합원은 2만 4000여 가구로 폭발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매년 조합원이 늘고 있다. 한살림 매장도 10곳으로 늘었다. 현재 창원 6곳, 김해 2곳, 거제 1곳, 진주 1곳에서 한살림 물품을 만날 수 있다.

취급 물품은 농산물, 축수산물,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물품은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앞으로 30년 걸어갈 길 =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목소리를 내온 한살림경남이다. 이들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문제는 유전자변형식품(GMO)이다.

한살림경남은 지난 6월 GMO 재배 규제 조례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도에 청원 엽서를 전달했다. 요구사항은 GMO 관리 대책과 GMO 원료 사용 가공식품 표시, 친환경 급식 조례 제정 등이다.

박소영 이사장은 "생명을 지키고 지구를 살리는 우리의 활동 바탕에는 '안전'이 담보돼야만 한다"며 "GMO 위험성을 알리는 활동을 우선으로 하고 관련 법 개정 운동도 함께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메트로시티 5상가에 위치한 한살림경남 마산 양덕점을 찾은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과제도 있다. 변화하는 가구 형태, 식습관에 발맞춘 식품 개발이다. 시중에는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간편식이 쏟아지고 있다. 소비자 요구에 맞도록 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진행 중이다.

박 이사장은 30년 동안 한살림이 이어져온 힘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헌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직 초기에 월급을 제대로 못 받으면서도 밤낮으로 일한 실무진과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물품을 구입한 조합원,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물품을 공급해준 생산자들이 있었다"며 "이들이 없었다면 10년을 유지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 그는 "30년 전 친환경, 안전한 식품에 대한 개념이 없었지만 꾸준한 활동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며 "'개발·소비·경쟁'이 아닌 '보존·나눔·함께'라는 미래 가치를 향해 큰 흐름을 바꾸는 30년이 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조합원끼리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에서 나아가 지역사회와 지역 살림에 관심을 두고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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