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맛집]밀양 '남포리 휴게식당'

밀양역 인근에 자리 잡은 식당 '남포리 휴게식당'. 허름해 보이는 가게지만, 메기탕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밀양지역 관공서 등에서 점심 예약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작은 방이 5개여서 단체 손님이 따로 모여서 식사할 수 있게 돼 있다.

이곳은 신윤예(65) 씨가 남편과 20년 넘게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4월부터 며느리도 일을 돕고 있다. 세월만큼 가게 외관은 빛이 바랬지만, 맛은 깊어졌다. 가게 내부 벽에 메뉴판도 보이지 않는다. 찾는 손님이 잘 알고서 주문하기에 별도 설명이 필요 없는 듯했다. 그래도 메뉴판을 보여달라고 해서 들여다보니, 한참 전에 만든 것이어서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 지금은 1만 원인 메기탕이 6000원으로 적혀 있었다.

대표 메뉴인 메기탕을 주문했다. 가스버너 위에서 준비한 메기탕이 보글보글 끓었다.

밀양 '남포리 휴게식당' 외관.

반찬이 맛깔스럽게 나왔다. 젓갈이 많이 들어간 배추김치, 아삭아삭한 깍두기, 간장 양념을 올린 두부, 생양파와 고추 등이 상에 올랐다. 김치 종류는 모두 신 씨가 직접 담근 것이다. 김치를 팔라는 손님들의 요구도 종종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두부는 일부러 콩물이 빠질까봐 물에 안 담근다고 했다. 두부 본연의 고소한 맛을 살려서 그 위에다 참기름, 간장, 깨소금 등을 버무린 양념을 살짝 둬서 밍밍하지 않게 맛볼 수 있게 했다.

메기탕을 떠먹었다. 겉보기에는 고춧가루 등을 넣은 국물이 벌게서 무척이나 매울 것 같지만, 생각만큼 엄청나게 맵지는 않았다. 매운 고추인 '땡초'를 넣지 않는다고 했다. 얼큰한 국물 맛이 비리지도 않았다. 무, 마늘, 양파, 멸치, 명태 등을 넣고 끓인 육수에다 메기를 넣어서 깊은 맛이 우러났다. 마늘, 파, 깻잎 등을 넣고 완성한 메기탕에 수제비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일주일간 숙성한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는 쫄깃쫄깃하다.

메기는 살이 탱글탱글했다. 강원도 등에서 가져온 메기를 쓴다고 했다. 진공 포장한 메기를 쓰는 식당도 많이 있지만, 이곳은 살아 있는 메기를 수족관에 넣어두고 판매한다고 했다. 수족관에 약품을 안 쓰고, 물을 자주 갈아준다고. 메기탕 맛을 좌우하는 생선에 공을 많이 들인다고 설명했다.

채소는 대부분 시누이가 하는 새벽시장 채소 가게에서 들여온다고 했다. 요즘은 채소 가격이 많이 오른 것을 체감한다고도 했다. 예전에는 1단에 1000원 하던 파가 요즘은 3900원이나 할 정도로 재료비가 많이 올라 어려움이 많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신 씨는 "젊은 시절 채소 장사도 하고, 슈퍼마켓도 하고 안 해 본 게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메기탕 집을 열게 됐다. 메기탕 식당에 가서 직접 요리하는 것을 전수했고, 거기에다 나만의 요리를 가미해서 우리 집만의 메기탕을 완성했다.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뜨끈하고 시원한 메기탕 한 그릇을 맛있게 드시는 손님들을 보면 기쁘다. 하는 데까지 해볼 생각이다"고 전했다.

메기탕이 주력 메뉴인 이곳은 백숙, 옻닭, 닭볶음탕도 판매하고 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메기탕 1만 원 △백숙 5만 원 △옻닭 5만 원

◇위치: 밀양시 남포동 20-4.

◇전화: 055-355-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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