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씨, '언론사 세무조사 관련 일문일답'


김영삼 전 대통령은 9일 아침 도쿄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 도중 “나도 대통령 재임시절,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며 현 정권의 언론사 세무조사 문제를 자청해 꺼냈다.

김 전 대통령은 “영리 목적의 모든 기관은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고 말문을 열었으며 “당시 세무조사 결과 언론사 사주의 비리문제도 포착됐느냐”, “(언론사의) 도덕적 문제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등의 질문에 “그렇다”고 스스럼없이 대답했다.

그는 이어 “당시 나는 힘이 있을 때 언론사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나 지금의 김대중 정권은 힘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조사는 돌이킬 수 없는 무덤을 스스로 파는 행위”라고 현 정권에 대한 독설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언론사 세무 조사에 대한 김 전대통령의 언급 내용.

△(자청해서) 언론사 세무조사 이야기인데…나도 대통령 재임시절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영리 목적의 모든 기관은 세무조사 대상이 된다. 그러나 현 정권의 세무조사는 시기적으로 문제가 있다. 언론이 바른 말을 다소나마 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국세청과 공정거래위가 조사를 하는 것은 언론탄압을 목표로 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언론의 용기다. 위축돼서는 안된다.

- 당시 언론사 세무조사 결과 문제는 어느 정도였는지.

△ 영리단체인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안하는 것도 문제이고 해서 조사를 했다. 10~20년이 지나도 언론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안하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현 정권처럼 지금 세무조사를 하는 것은 정치 보복이다.

- 그러면 당시 조사결과를 왜 공개하지 않았는가.

△ 언론을 위해 안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 문제가 있었다는 이야기인가.


△ 그렇다. (결과를 보니) 내가 몰랐던 게 너무 많았다. 결과를 공개하면 대단히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했다. 공개했다면 큰일 났을 것이다. 재산문제 등을 비롯해 대단히 큰 문제가 있었다.

- 도덕적 의미를 포함해서 그렇다는 이야기인가.

△ 그렇다.

-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언론의 약점을 쥐고 있으려고 한 것 아닌가.

△ 그렇지 않다. 내막을 전부 공개했다면 우리 국민들이 정말 허탈해 할 것으로 판단했다.

- 비리가 많이 포착됐다는 의미인가.

△ 그렇다. 가족관계도 전부 조사했다. 가족이 가져서는 안될 재산도 가지고 있었다. 국세청 방법(조사결과) 대로라면 여러 신문사에 대해 세금을 상당히 추징해야 했다. 조사결과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하면 안될 것 같아 딱 잘라서 얼마만 물게 하라고 지시했었다.

- 사생활 문제도 포함됐었느냐.

△ 그렇다.

-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없었는지.

△ 언론사 대표들을 합동으로 만나 언론이 사회의 목탁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 이번 조사에서 타격을 입을 사주가 있을 것으로 보는지.

△ 김대중씨가 협박용으로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는 공개하지 못할 것이다. 정권 말기이기 때문에 공개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 언론이 굴복하면 김대중이는 기고만장할 것이다.

-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자체가 형벌 아닌가.

△ 다르다. 세무조사를 한번 받게 되면 그 업체는 건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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