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가 옛 39사(115만 4000여㎡) 이전으로 발생한 개발 이익금 1281억 원을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정한 방침은 환영할 만하다. 지난 20일 안상수 시장은 사화공원 조성과 내동천 박스 교량 설치 등 39사 터 기반시설 조성, 상징사업과 지역개발사업에 해당하는 사업 계획을 밝혔다. 상징사업에는 주남호 생태공원 조성과 김종영 미술관 조성·창원광장 일원화 사업 등이 쓰이며, 지역개발사업에는 39사 인근 지역기반시설 확충, 의창동·팔룡동·북면 감계지구 주민복지시설 조성 등이 포함된다.

개발 제한에서 풀리는 지역은 으레 땅주인이나 지역 토호들의 개발 욕망이 거세게 부는데다 지자체도 동조하는 경향이 크다. 그 결과 땅값은 치솟고 원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것이 개발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39사 터도 개발에 대한 기대감에다 한때 창원시 새 청사 후보로 거론되며 땅값이 폭등했다. 그러나 창원시가 오랜 세월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지역 주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겠다는 원칙을 정하고, 환경파괴를 야기하는 무분별한 개발보다 주민 삶의 복리를 고려한 것은 훌륭한 태도다.

39사 터는 개발이 묶여 있었던 덕분에 창원이 팽창하면서 생긴 개발 광풍을 피해갈 수 있었고 녹지 비중도 창원의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곳이다. 창원시는 이런 장점을 살려 녹지 변경을 가급적 줄이고 미래를 내다보며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 이익금의 용도를 정한 것이다. 다만 창원시가 39사 터 개발 이익금을 주민들에게 쓰겠다는 원칙을 정했다면 그 비중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주남호 생태공원 조성(168억 원)과, 용지호수와 시청 광장을 잇는 '슈퍼존' 사업(200억 원)의 경우, 39사 터 인근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지는 않는다. 주남호 사업은 창원시가 주남호를 전국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려고 순천만에서 의욕적으로 벤치마킹한 것이며, 슈퍼존은 도시 중심을 정비하여 시의 얼굴을 다듬는 사업이다.

39사 터 개발 이익금에서 시 전체 현안 사업비를 조달하는 것은 시 스스로가 내세운 이익의 주민환원이라는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 두 사업비는 다른 곳에서 조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한다. 또 39사 터의 중금속 오염도 긴급한 문제인 만큼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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