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카바야시 마사야스 지음…'인간관계·조언 방법' 등 고민 일상 속 사유 공감·위로 안겨

그 시작이 언제인지는 딱히 규정할 수 없지만 사회라는 곳에 몸을 담기 시작하고서 매번 고민의 주제는 바뀐다.

바뀌지 않는 건 고민 없는 하루가 없다는 것이다.

인간관계가 고민이기도 했다가 '지금 잘하고 있는가'라는 자괴감에 끝 모를 구덩이를 파기도 한다.

선배 충고에 진심 어린 반성의 표정을 지었던가. 지난밤 술자리에서 너무 긴장의 끈을 놓아버린 건 아닌가.

'맞는가, 아닌가' 시간차 공격은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힌다.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진 지금 가장 큰 고민이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 지금 꼰대스럽냐?"이다.

"우리 땐 말이야"라는 말부터 나오면 '아차차'를 중얼거리다가도 주워담을 수 없는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늘어 놓고 있다.

<사회인대학교 낯가림학과 졸업하기>(옮긴이 전경아, 2015, 인플루엔셜)는 낯가림 심한 개그맨의 우왕좌왕 사회 적응기다.

저자 와카바야시 마사야스는 오랜 세월 무명의 개그맨으로 지내다가 2008년,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일본의 만담 페스티벌 'M-1 그랑프리'에서 2위로 입상한다.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화려한 예능계에서 꿈만 같은 생활을 시작했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시작한 저자는 무명생활 동안 세상과 완전히 동떨어진 인간이었음을 깨닫는다. 그 때문에 사회라는 곳에서 겪는 하루하루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를 '사회인 2학년'이라는 제목으로 한 월간 잡지에 연재하기 시작했고 책으로 출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저자도 비슷한 고민을 '사회인 4학년'이 되어서야 하게 된다.

'아저씨의 고민'에서 발목을 마구 돌리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버릇인 매니저를 보며 고민에 빠진다.

'아저씨로서 한마디를 해야겠다. 그런데 어떻게 말하면 좋단 말인가.'

저자는 "발목 좀 돌리지 마! 무례해 보여!" (돌직구형) "발목 돌리는 것 좀 그만 할래? 신경 쓰이니까."(웃으면서 정곡을 찌르는 형) "그러다 마찰로 불이 나서 화재가 발생하면 큰일이니까 관둬."(뱅 돌려 말하는 형) 이 세 가지 유형을 놓고 고민하다 '아! 성가셔'라는 생각에 이른다.

그리고 전에 설교했던 선배도 "성가셔!"라고 생각하면서도 '언젠가 망신당할 텐데'라고 걱정이 되어 마지못해 그런 건가 하며 마음을 헤아려 본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개그맨답게 위트가 넘치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사유로 이끌어내는 감각이다. 대단하지 않고 짐짓 충고를 하지 않으면서도 유쾌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우왕좌왕하던 1학년을 거쳐 부딪히고 타협하고 이해해가며 사회인대학교 졸업논문을 쓰기까지 성장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위로다. 232쪽.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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