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경남대 데라우치문고가 개관한 지 20주년이 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데라우치는 들어봤는데, 데라우치문고는 뭐죠?" 고백하자면, 데라우치문고가 어떤 것인지 잘 몰랐다. 1996년 1월에 생겼으니, 부산에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낼 때라 모를 법도 하다고 스스로 당위성(?)을 찾았다.

전국적으로 떠들썩하게 들여온 데라우치문고 소식에 한 번쯤 그 이름을 들어본 이들은 옛 기억을 떠올려 설명해줬다. 데라우치문고라는 단어를 들으면, 즉각적으로 당시 대규모 문화재 환수가 이슈가 되던 일을 연상해서 떠올리는 듯했다. 여전히 이름 자체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뇌리에 각인된 것처럼 보였다.

최근 데라우치문고 개관 20주년 기념 특별 전시가 열린다고 했을 때 당연히 박물관 유물 전시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그동안 지속적으로 해온 상설 전시는 그대로 하고 전시실 앞 로비에 데라우치문고를 들여오고 활용한 활동사진, 자료 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자리였다.

특별전 내용이 생각했던 유물 전시가 아니어서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일본에서 다시 건너와 2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유물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귀한 자료들인지를 알리는 것도 유의미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2편에 걸쳐서 '경남대 데라우치문고 개관 20년' 기획 기사를 썼다. 경남대 박물관에 들여온 유물은 일괄 경남도문화재로 지정됐고, 일부 유물은 보물로 지정되기도 할 정도로 귀한 자료였다.

우귀화 기자.jpg

그럼에도 일부러 찾아가서 전시된 유물을 살펴보는 이는 그리 많지는 않은 듯하다. 가까이에 얼마나 귀한 자료·유물이 있는지 알게 되면 놀랄 때가 잦다. 주변에 있는 기억이 희미해진 '보물'들을 찾아내 더 많이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