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 마산서 이은상 미화 안 될 일…지도자 아집에 빠지면 나라 망하는 길

너무나 충격적인 사건이라 말을 꺼내기도 민망할 지경입니다. 한 나라의 군주라는 자가 자기 동생의 아내를 취하여 함께 살고 있으니 참 난감한 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더 충격적인 일은 그런 군주 '헤로데'를 비판하는 예언자의 목소리를 잠재우려고,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의 목을 베어 버린 것입니다. 더 가관인 것은 요한이 죽은 후 예수님께서 수많은 기적을 일으키며 알려지자 "헤로데는 이러한 소문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하고 말하였다"(마르코 복음 6장 16절)는 것입니다.

악행이 일상화하고, 소통이 사라지고 불통이 자신을 막아버리자 스스로 저지른 악행조차도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내가 죽인 것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혼돈에 휩싸입니다. 결국 이런 혼돈을 둔 이스라엘은 망하여 2000년을 나라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됩니다.

나라 망하는 것 아무것도 아닙니다. 군주가 자기 아집에 갇혀서 백성과 불통하고, 신하들은 자기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여 '삼정'이 문란해지고, 백성에 대한 갈취와 '갑질'이 만연해지니 결국 나라를 팔아먹는 놈들까지 생겨나게 되고 결국 망했죠.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대통령 주위에서 시작된 권력형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귀를 꽉 막고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고 했습니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이렇다 보니 우리 지방의 행정을 책임지는 도지사도 '어금버금'합니다.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사태'부터 '의무급식 불이행' 문제까지 불통의 연속을 보여주더니, 이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난 권력형 비리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창원시의 행정 불통까지 봅니다. 마산 정신인 3·15의거를 폄훼한 '이은상'을 미화하려고, 있지도 않은 가짜 '은상이 샘'을 만들어서 그것도 '3·15의거 구명비' 옆에다 전시해 놓았으니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허위 조작으로 밝혀진 '은상이 샘'에 대하여 창원시는 사죄하고 철거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정당한 요구에 들은 척도 하지 않으니 불통 행정을 또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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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고향이 진해이고, 마산상고(현 용마고)를 졸업했습니다. 그 인연으로 '3·15의거 열사 김주열 기념 사업회' 이사장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마산은 저의 젊은 시절을 고스란히 간직한 고향과 같은 곳이며, 언제나 저의 마음속에 넘쳐나는 추억입니다. 마산은 3·15이고 김주열이며, 3·15야말로 마산을 표현하는 한 단어였습니다. 이은상이 그 어떤 곳에서 작품 때문에, 후배들의 정치적 입김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3·15의거와 김주열의 도시 마산에서만은 공적인 추앙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창원시의 통합이 성공하려면 마산·진해·창원이 가진 역사성과 감성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따로 또 같이' 발전시켜 나갈 때 진정한 통합이 이루어집니다.

예언자 요한의 목을 베어버린 '헤로데'는 결국 예수님마저 로마 총독에게 제물로 내어 주고 아부하는 매국노 짓을 서슴없이 저지릅니다. 나라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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