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이틀 전 허기도 군수 일정 연기 요청에 계획 취소…군 "도 감사·농번기 업무공백 우려" 군수는 해외견학

산청군청 공무원들로 구성된 산악회가 자비로 외국 산행을 계획했다가 출발 이틀 전 산청군수의 연기 요청으로 계획이 무산되자 산악회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산청군청 산악회는 올 연초 사업 계획으로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 칭다오 산행을 떠날 예정이었다.

여행 경비는 매달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부담하기로 하고, 여행사 계약까지 모두 마무리된 상태였다.

이에 산악회장은 여행 이틀 전 허기도 군수에게 보고 형식으로 산악회원 36명이 연가를 이용해 중국 칭다오 산행 계획을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허 군수는 현재 경남도에서 감사가 진행 중이고,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자리를 비우면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농번기인 데다 태풍 차바로 말미암아 피해가 발생한 지역 지원 등을 이유로 산행을 연기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악회는 이미 여행사와 계약이 완료된 상황에서 일정 연기가 어렵자 위약금까지 부담하며 결국 여행을 취소했다.

이와 관련해 군청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위약금 등 손해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며 "군을 상대로 정신적·물질적 피해 등을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들이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허 군수가 20일부터 28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전국농어촌지역 군수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선진지 견학으로 네덜란드·덴마크·스웨덴으로 떠나자 산악회원들 사이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이번 외국 방문 일정은 전국에서 13명이 참여하며, 도내에서는 허 군수가 유일하게 참가한다.

특히 허 군수가 외국으로 출장간 20일에는 부군수마저 제14회 시장·군수·구청장 산림연찬회 참석으로 자리를 비웠고, 21일에는 거제에서 열리는 경상남도 생활체육 대축전 참가를 위해 부군수가 또 자리를 비워야 하는 등 군수와 부군수가 한꺼번에 자리를 비워 이로 말미암은 행정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산악회원들의 산행을 군에서 일방적으로 막은 것은 아니며 현재 경남도 감사 기간과 농번기 등을 이유로 일정을 연기 할 것을 요청했는데 산악회에서 산행을 취소한 것 같다"며 "군수의 해외벤치마킹은 신청을 해 선정돼 가게 된 것이며 다른 지역은 선정되지 않아 못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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