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부마민주항쟁'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공치사로만 항쟁을 기념하지는 않았다. '부마민주항쟁'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부마민주항쟁은 한국 민주주의에 담긴 가치를 드높이고 민주화를 앞당긴 역사적인 날이라며, 항쟁 정신을 이을 수 있도록 민주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조례 제정을 통해 10월 18일을 창원시 공식 기념일로 선포하기로 했다. 항쟁 기념식도 창원시 주관으로 개최해 항쟁에 대한 관심과 위상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부마민주항쟁이 한국사회의 민주화에 이바지했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유신독재체제가 내부분열과 함께 무너지게 되었고, 3·15의거 이후 처음으로 민중이 역사의 주체로서 자리매김하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부마민주항쟁 37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자들의 상처는 치유되지 못했다. 이날 기념식을 앞두고 열린 항쟁 관련자 증언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부마민주항쟁이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항쟁 당시 창원 경상고 3학년이었던 김용환 씨는 누군가 구타당하는 소리를 듣고 항쟁에 참여했고, 체포되어 고문과 폭행을 당했다. 이때 왼쪽 고막에 천공이 생겼다고 증언했다. 경남대생이었던 박봉환 씨는 3·15의거 등 민주화 성지였던 옛 마산에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고 강조했다.

정부에 의해 지난 2014년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가 출범했다. 하지만 관련자들은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창원시장이 기념식에 참석해 부마민주항쟁에 대한 인식전환과 위상제고를 약속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특정사건을 기념하는 것은 당시 그 사건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추구했던 목표와 가치가 현재 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과 다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쟁을 겪은 사람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기고, 자료로 만들어 교육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창원시민이면 누구나 부마민주항쟁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는 창원시장의 약속이 공치사가 아니길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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