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 따오기 복원·내년에 야생 복귀…자연조건·인문환경 회복이 성패 좌우

대통령 비선 실세 비리 의혹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한 판에 '고작' 새 한 마리를 입에 올리려니 좀 '거시기'하긴 하다. 그러나 일어날 일은 예고되어 있다. '좀 시시하기는 해도' 해야 할 말은 해야 하는 까닭이다.

창녕 우포 따오기 이야기다. 1979년 멸종된 따오기가 2008년 우리나라에 다시 나타났다. 자연 상태가 아니라 중국서 비행기로 모셔온 암수 한 쌍이 주인공이었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의 시작이었다. 2013년 중국서 다시 들여온 한 쌍까지 합해 네 마리가 새끼쳐서 지금은 171마리로 늘었다. 번식·사육 기술은 이제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안정적인 규모가 되자 복원센터는 지난 4일 사람과 익숙해지게 만들려고 따오기를 공개했다. 내년 가을 자연으로 보내 거기서 살아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조치다.

그런데 이게 단순하지 않다. 따오기를 우리에 넣어두면 우리 안쪽만 안전하면 된다. 그러나 바깥에 풀어놓으려면 자연조건은 물론 인문환경까지 안전해야 한다. 들판과 강산은 농약·화학비료 같은 독성물질이 적어야 하고 구조물이나 전깃줄 같은 시설은 방해가 되지 않아야 하며 사람 또한 일부러 해칠 생각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따오기와 마찬가지로 멸종위기동물인 황새를 야생에서 복원해낸 일본 도요오카시를 보면 이런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1965년 야생 황새를 붙잡아 인공 번식을 시도했으나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황새가 농약에 중독되어 이미 생식능력을 잃은 탓이다. 1985년 토종 황새에게서 더이상 번식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해 러시아 황새를 여섯 마리 들여왔고 1989년 그 새끼가 태어났다.

이에 도요오카시 당국은 '황새를 키우는 농법'의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섰다. 농약도 적게 쓰고 일품 또한 늘지 않지만 소출은 많아지는 농법이었다. 이로써 도요오카 논밭에는 황새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생물이 풍성해졌다. 더불어 그 쌀은 '황새의 춤' 브랜드를 달고 비싼 값인데도 없어서 못 파는 수준이 되었다. 도요오카를 가로지르는 마루야마가와강을 따라 습지도 여럿 되살렸다. 학생과 주민에 대한 교육은 일찌감치 1960년대부터 진행해 모두들 황새를 친근하고 필요한 존재로 여기게 만들었다. 이렇게 한 다음에야 도요오카시는 2005년 황새 야생 복귀에 성공할 수 있었다. 2014년 현재 72마리가 일본 야생에 있는데 그 한 마리가 2014년부터 김해 화포천 일대 봉하들판을 찾는 네 살짜리 '봉순이'다.

520931_397589_1223.jpg

멸종위기동물의 야생 복귀는 보기 좋으라고 하는 일이 아니다. 다른 동물은 멸종되고 인간만이 살 수 있는 땅은 척박한 것이다. 다른 동물들도 함께 살 수 있는 강산이라야 풍요롭다 말할 수 있다. 이번 따오기 야생 방사의 목적은 우리 들판이 이런 자연조건과 인문환경을 회복하는 데 있다.

창녕군은 이런 준비를 내년까지 해낼 수 있을까? 또 환경부는 뒷짐지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 중앙정부 차원에서 결정되어 집행되는 사업인데도 예산 몇 푼 내려주는 것으로 관심을 껐다. 여태 과정을 보면 고생은 창녕군이 도맡았고 생색은 환경부가 가로챘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그런데최순실은? #게다가차은택은? #그리고우병우는?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