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시설만큼 태도·말투도 '명품'…바쁜 일정에도 내부 곳곳 안내하는 내내 배려와 친절 잃지 않아
"사실 일반인들은 오시기가 조금 힘들죠."
독특한 디자인의 클럽하우스를 보며 우와, 우와 하고 속으로 탄성을 지르고 있을 때 그가 말했다. 부드러운 말투와 몸에 밴 친절한 태도는 명품 골프리조트의 직원다웠다. 지난달 남해 창선면 사우스케이프 오너스 클럽(Southcape Owner's Club)을 둘러보자고 마음을 먹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이 닿은 이였다.
총면적 193만 2000㎡(58만 5000평), 사업비 4000억 원, 1일 최고 숙박비 1000만 원, 성수기 그린피(골프장 1회 이용료) 39만 원. 이 호화 골프리조트에 근무하는 이들은 클럽 근처에 마련된 숙소에서 지낸다. 이 숙소 앞을 바래길이 지난다. 숙소 건물은 깔끔하고 현대적이다. 하지만, 주거공간이 모두 비슷하게 생긴데다가 주변에 편의시설이 없어 평소에는 아주 심심하다고 한다.
그가 처음 안내한 곳은 16번 홀이다. 절벽 위에서 바다 건너로 골프공을 날려야 하는 곳이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이런 멋진 그린은 잘 없을 겁니다." 보통 골프장에서 그늘집으로 불리는 '티 하우스'도 살펴봤다. 바다를 향해 뾰족하게 튀어나온 지붕이 인상적이었다. "지붕을 타이타닉을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클럽하우스는 사우스케이프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두 건물을 연결한 지붕 가운데가 뻥 뚫려있어 하늘이 보인다. 그 구멍 바로 아래 물이 얕게 흐르는 공간을 마련해 하늘이 비치도록 했다. "밤에는 물 위로 달이 비치는데, 정말 멋집니다."
안내를 하는 동안에도 그에게는 끊임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네네, 좀 있다 연락드릴게요." 미안한 마음에 혼자 사진만 몇 장 떠 찍고 갈 테니 이제 일을 보시라고 했다. "아닙니다. 덕분에 저도 좀 여유를 부려보네요."
취재를 마치고 돌아 나오면서, 그는 잘 부탁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소중한 시간 내 주셔서 고맙다고만 했다. 철저한 '서비스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