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쓰는 대학생 이야기] (7) 대학 식당의 변화

최근 대학 학내식당은 기존의 획일화된 식당에서 더욱 다양하고 질 높은 식당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학내식당의 생존 문제와 연관된 문제다. 그간 대학생의 요구가 값싸고 양 많은 메뉴에만 집중됐다면, 최근의 흐름은 조금 더 다양하고 질 높은 메뉴를 원하는 것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춰 대학 학내식당은 외부 식당 못지않은 독특한 메뉴로 학내식당을 꾸리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학의 학내식당은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고 있을까? 변화하는 학내식당의 다양한 모습을 알아봤다.

◇새롭게 변화하는 경상대 학내식당

10월부터 경상대 소비자생활협동조합(생협)이 운영하는 학내식당이 새롭게 변화된다. 새로운 메뉴 판매와 식당 환경 개선, 이에 따른 식당 단가 인상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식당 단가 인상은 10월 초 일주일의 품평회를 거친 후 시행될 예정이다. 특히 교직원 식당은 그동안 많은 구성원이 몰려 혼잡했던 것을 고급화로 분산시켜 이용이 편리하도록 운영되며, 고급화에 따른 양질의 채소와 과일을 제공할 계획이다.

경상대학교 학내식당.

경상대 양재영 생협 과장은 "'중앙1식당'과 '교육문화센터 식당'에서 새롭게 선보일 메뉴로 컵밥, 스파게티, 삼계탕 등이 있다. 이러한 새로운 메뉴로 이용자의 선택 폭을 한층 더 넓힐 것"이라며 "교육문화센터 식당에 의자와 탁자를 비치해 휴식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학기 중이라 바꾸기 어려운 인테리어도 학기가 끝나는 방학 이후에 진행해 점차 특색을 갖출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상대 생협 정인덕 영양사는 "요즘 외부에 나가면 시골 밥상과 채식뷔페 같은 식당이 많고 타 대학에서도 계절 밥상이나 채식뷔페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교직원 식당에서 고객에게 저염식과 같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내식당에 다양한 메뉴 원해

경상대 학생은 새롭게 변화하는 학내식당에 어떠한 것을 바라고 있을까? 학내식당에 바라는 메뉴를 위주로 경상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았다.

총 114명이 설문에 참여한 결과 '일주일에 외식(학교 밖에서 밥을 먹는 일)을 얼마나 자주 하십니까'라는 질문에 68.4%(78명)의 학생이 '4회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이어서 15.8%(18명)의 학생이 '3회 이상'이라고 답했으며, 10.5%(12명)의 학생이 '2회 이상', 3.51%(4명)가 '1회 이상'에 답했다. 1.75%(2명)는 '기타'에 답했고 '하지 않는다'에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학내식당에서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32.5%(37명)의 학생이 '기존보다 다양한 종류의 양식'을 택했다. 이어서 29%(33명)의 학생이 '컵밥', 26.3%(30명)의 학생이 '채식뷔페, 시골 밥상 등의 건강식'을 선택했다. 12.2%(14명)의 학생은 '기타'를 선택했다.

경상대학교 학내식당 메뉴.

채식뷔페 또는 시골 밥상 등의 건강식을 선택한 이유림(경상대 공과대 금속재료공학과 2) 학생은 "학내식당에서는 채소 위주의 건강식과는 멀게 나오는 것 같다. 학내식당에서도 건강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파게티 등의 양식을 선택한 탁승필(경상대 사범대 지리교육과 1) 학생은 "양식 종류의 식사는 거의 밖에서 먹어야 하는데 굳이 밖에 나갈 필요 없이 학내식당에서 먹으면 편하고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학내식당의 이색적인 시도

다른 대학 학내식당도 최근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전에 획일적이고 단순했던 식당들이 점차 특색을 갖춰가는 모습이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난 2010년 채식뷔페를 개장했다. 서울대 채식동아리 '콩밭'이 학내에 채식 식당을 만들어달라고 꾸준히 건의한 덕분에 이루어진 시도였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1시 30분에서 오후 1시 30분까지 하루 2시간 운영이지만 식당은 채식을 찾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러한 학내 구성원들의 호응에 지난 2011년에는 2호점까지 개장했다.

서울대 생협 FS사업팀 김태수 팀장은 "육식을 잘 하지 않는 외국인 학생 지원과 학내에 채식을 하는 구성원을 위해 채식뷔페를 시작했다"며 "학생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져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순헌관 지하 1층에서도 이색적인 학식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지난 2014년 오픈한 '브런치 카페'가 그 주인공이다. 브런치 카페가 들어서기 전 순헌관 지하 1층은 유휴공간이었다. 이미 순헌관 4층에는 카페가 존재하지만 유휴공간을 살리고 카페를 찾는 사람들의 수를 분배하고자 학교 측은 그 공간을 카페로 바꾸었다.

순헌관 브런치 카페는 인테리어부터 남다르다. 여느 유명 카페 못지않은 세련된 디자인에 카페는 평일 점심때마다 만석을 이룰 정도로 인기가 좋다. 학생들은 아침부터 신선한 샐러드를 먹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인기의 이유 중 하나다. 수제버거와 파니니 종류는 테이크아웃도 가능해 바쁜 학생들에게 단연 인기 메뉴이다. 또한, 식사와 베이커리 메뉴는 학기마다 '인앤아웃제'를 도입해 비선호 메뉴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메뉴관리를 하고 있다.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순타벅스(순헌관+스타벅스)'로 불리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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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식당 오늘의 메뉴.

숙명여대 구매관재팀의 전재정 직원은 "여대라는 특성상 기존의 획일적인 메뉴 형태에서 벗어나 트렌드에 맞는 차별화된 식사를 제공하고 스타벅스의 노하우를 이용해 고품질의 커피와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며 "학교 밖 매장과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식사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춰 학내 구성원의 만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청(경상대 3) 이원재(경상대 2)

※ 지역민 참여 기획 '대학생이 쓰는 대학생 이야기'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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