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사업 그 이후] (하)낙동강 수변공원 둘러봤더니

지난 3일 낙동강 자전거길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구간(55㎞)에서 처음 만난 수변공원은 경남 창녕군 '남지수변공원'이다. 친수공간인 수변공원은 이명박 정부 4대 강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

남지수변공원 안으로는 낙동강 자전거길이 통과한다. 이곳에는 남지 유채밭이 있는데, 전국 단일 면적 최대 규모(80만㎡)이다. 부곡온천 다음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휴일인 이날도 가족 단위 방문객이 억새테마길이 있는 곳부터 남지철교까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하지만 남지철교 아래 주차장을 지나 자전거쉼터·중앙광장·잔디광장·게이트볼장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자 이용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자전거길을 따라 지나치는 이들만 있을 뿐이어서 한산하기만 했다. 해가 질 무렵인 데다 유채밭이 있는 곳과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여서 쓸쓸한 기운이 들기까지 했다.

지난 3일 찾아간 창녕군 남지수변공원 모습. 종합시설안내도 뒤로는 이용자가 없어 한산한 기운마저 감돈다.

남지대교를 통과해 강나루 오토캠핑장이 있는 함안군 '강나루 생태공원'을 둘러봤다. 연휴 마지막 날임에도 오토캠핑장에는 이용객이 꽤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있는 곳은 오토캠핑장뿐이었다.

축구장·야구장이 있는 낙동대교 인근은 한산하기만 했다. 야구장 안에서 공을 주고받는 성인 남성 2명과 10살 전후로 보이는 남자아이 1명이 있었는데, 이들 주변으로는 웃자란 풀이 가득했다. 펜스만 없었다면 야구장보다는 일반적인 공터에 가까웠다.

창녕군·함안군 관계자는 각각 남지 유채밭, 오토캠핑장 이용률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지수변공원의 경우 지난해 기준 국토부 친수지구 이용률 분석 결과에서도 비교적 높은 B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용자가 없는 공간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나마 남지수변공원·강나루 생태공원은 오토캠핑장 등 특화한 공간이 있어 나은 편이다. 이용률이 저조한 수변공원은 '재자연화'가 점쳐지기도 했다.

정부가 전국 4대 강 주변에 조성한 수변공원은 모두 357개. 조성에만 3조 1143억 원이 투입됐다. 유지관리비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449억 원이 들어갔다. 그럼에도 국토부가 진행한 2014년 친수공간 이용률 조사에서 이용률 저조로 97곳이 D등급, 26곳은 E등급을 받았다.

도내에서는 창원시 대산문화체육공원, 김해시 생림도요문화공원 등 13개 공원이 D등급, 의령군 호국 의병의 숲이 E등급으로 분류된 바 있다.

지자체는 그들대로 예산 부족 등 어려움을 토로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비로 수변공원 시설물 관리 예산이 지원되는데 예산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국비 예산은 대부분 기간제 노동자 인건비, 시설 정비 등에 사용되는데 이마저도 부족해 지자체에서 자체 예산을 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수변공원 조성은 정부에서 했지만, 이후 유지관리 업무는 각 지자체로 이관됐다. 떠넘기듯 이관된 탓에 수변공원 활용은 지자체 몫이 됐다. 애초에 수변공원 조성을 하기 전 이용률 예측조사 등을 제대로 하고 조성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까?

지난 19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미경 전 의원은 "야당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만큼 30%에 해당하는 하위 등급 수변공원 재자연화는 환영하지만, 3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사업을 되돌리는 데 있어 우선 사업 추진 주체의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4대 강 사업 문제점이 하나둘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사업주체의 제대로 된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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