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습지도시 옥야고 기자단] (6)우포늪 설문조사 활동

우포늪 람사르습지도시 선정을 위한 창녕옥야고기자단 활동이 여섯 번째를 맞았다.

4·5월에는 답사를 통해 우포늪의 생성 과정과 현상을 눈에 담았고 6월에는 습지 보전 현황과 그 필요성을 알아보면서 그 내용으로 신문 만들기를 했다. 7월에는 습지에 삶터를 마련한 인간들이 어떻게 문화를 일구고 역사를 만들어왔는지를 알아보는 답사를 했고 8월 기자단 활동은 1박 2일 여름캠프를 하면서 집단토론과 마을 탐방 등을 했다.

9월 10일 여섯 번째 활동은 우포늪생태관 일대에서 탐방객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기자단은 5명씩 조를 이뤄 20개 문항이 적힌 설문지(1인당 5장)를 들고 사람 속으로 흩어져 들어갔다.

이렇게 설문조사를 하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렸다. 다음 한 시간 동안은 조사한 내용을 조별로 종합·정리하고 조사 결과와 그에 대한 의견을 발표했다.

설문조사를 해본 소감을 조별로 간단히 적어내게 했다. 3조는 개인 소감을 취합해 전체 의견을 냈고 2조는 전체 의견과 개인 의견을 함께 내었으며 1조는 개인 의견을 적었다. 설문조사를 하면서 무엇이 힘들었고 어떤 것이 보람 있었는지, 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가 나와 있다. 3조부터 역순으로 소개하면 이렇다.

3조(김남은·김수영·손시현·정민경·정윤주) :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는데 우리 조는 우포늪의 보전과 관광지 개발의 모호한 경계에 초점을 맞추어 보았다. 조사 결과 30~50대가 많이 찾아왔고 대부분 아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로 왔다. 대부분이 자가용 자동차를 타고 왔으며 우포늪까지 오는 시간은 평균 1~2시간(길게는 4시간)인데 식사 시간이 걸쳐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주변에는 식당이 한두 군데만 있고 그마저도 식단이 어른 입맛에 맞춰져 있어서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이 밖에 정보가 부족하고 표지판이 정확하지 않아 가려고 했던 길을 가지 못하고 돌아오곤 했다고 한다. 자전거는 가족과 함께하는 좋은 추억거리로 여겨 많이 타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노년기 부부나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가 있는 가족 등은 아이들이 달려오는 자전거에 부딪힐까 봐, 자전거가 올 때마다 비켜야 하기 때문에 불편하다고 하는 이들도 많았다. 우리는 개선 방안을 몇 가지 세워보았다. 먼저 현위치나 갈림길이 정확히 표시된 표지판을 만든다. 두 번째 QR 코드를 이용하여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찾아볼 수 있게 한다. 셋째 많은 사람이 보는 SNS를 활용해 우포늪생태체험장을 홍보한다. 모든 방향으로 개선방안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관계자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활용하고 개선하면 우포늪이 보전과 개발의 모호한 경계에서 벗어나 관광객에게는 조금 더 편리하게, 우포늪은 최소한의 개발로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창녕옥야고 기자단이 조별로 탐방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김훤주 기자

2조(이윤희·김정호·백승준·이현영·서은지) : 25명이 응답했는데 40대가 9명, 50대·30대가 6명씩이었으며 가족단위 방문이 18명이었다. 거주지는 대부분 경상도(대구·부산·경남)였지만 서울서 4명, 해외에서 찾은 이도 1명 있었다. 1년 동안 방문 횟수는 처음 또는 1회가 18명이었다. 머무는 시간은 대부분 두세 시간이었는데 그 문제점을 다른 항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 부대시설·식당이 부족하다거나 교통이 불편한 탓도 있고 정보도 다소 부족한 것 같았다. 대표적으로 우포늪이 몇 개의 늪으로 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사람이 20명이었다. 우포늪생태체험장은 대부분이 알지 못했는데 홍보가 더 된다면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이윤희 : 설문조사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말을 거는 자체가 어려웠다. 머뭇거리는 사이 우리 조의 정호가 먼저 한 관광객에게 다가가 설문조사를 시도하였고, 성공적으로 끝냈다. 이에 질세라 부부 관광객에게 시도하였더니 흔쾌히 응해주었다. 순간 성취감과 뿌듯함이 솟아나는 것 같았다. 그동안 응하기만 하다가 진행을 맡게 되니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특별한 사람이 되었다는 기분도 들었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았지만 어려운 일을 한 번 해보았으니 다음에는 조금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흐뭇해졌다.

김정호 :우포늪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자전거 타기를 선호하고 또 가족이 이용할 부대시설이 부족하다고 한다. 우포늪은 자전거 기반시설이 부족하다. 자전거길을 우포늪 전체를 둘러볼 수 있으면서도 철새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 설치하여 제대로 누릴 수 있게 하면 좋겠다. 부대시설도 부족하다. 화장실 위치를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화장실의 간판을 눈에 띄게 하면 좋겠다. 또 가족 단위로 식사를 해결할 식당도 필요하다. 편의성 향상을 통해 환경 문제도 적게 발생시키고 관광객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창녕옥야고 기자단이 우포늪생태관 일대에서 방문자에게 준비된 설문지로 질문하는 장면./김훤주 기자

백승준 : 기자단을 하면서 제일 뜻깊은 일을 한 것 같다. 설문조사를 하며 우포늪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아는지 알아봤다. 평소 궁금한 것이었기 때문에 즐겁게 조사를 했다. 우포늪에 대해 아는 사람이 오거나, 아는 사람의 소개로 방문한 줄 알았는데, 예상과 달리 내가 조사한 사람들은 대부분 TV·인터넷과 같은 대중매체를 보고 왔다고 했다. 우포늪에 대해서도 꽤 잘 아는 것 같았다. 대부분이 우포가 4개의 습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4월 기자단을 시작할 때 나는 그냥 우포 하나만인 줄 알았는데. 우포늪에 대해 알고 왔다는 것은 관심이 있다는 말일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우포에 관심이 많고 우리나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최유진(이하 1조) : 처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이때 옆에 있던 친구가 방문객에게 다가가 요청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그 모습을 보고 '나도 해보자!' 생각이 들어 다른 방문객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그분은 바쁘다며 응하지 않으셨다. 당황하고 민망해서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다른 친구들이 하는 모습을 보고 포기하지 않고 설문조사를 요청했다. 그 방문객께서는 설문조사에 적극 임해주셨다.

이형주 : 설문조사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새롭고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대부분 우포늪 방문은 처음이지만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일단 우포늪을 방문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미흡한 우포늪 홍보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또 가족·친구 등 단체로 온다는 응답이 주를 이루었다. 이로 보아 너무 단체 대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어지면서 혼자서도 충분히 부담스럽지 않게 우포늪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김명기 : 사람들은 약간 설문조사를 꺼렸고, 기자단이 한꺼번에 몰려드니 중복되는 사람도 있어 어려웠다. 설문 결과를 취합하는 과정도 난해했다. 질문과 질문 사이에 유기성을 파악하고,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생각하고, 그런 내용을 종합하는 과정이 어려웠다. 우리가 생각 못했던 우포늪의 면모를 본 것이다. 특히 충격받았던 것은 우포늪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나 지자체가 홍보에 더 공을 들여 시민의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기자단 앞에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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