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독서·도서관 쉼터 활용·사서 배치…독서 생활화로 교육본질 회복 앞당겨야

교육감님, 안녕하셨습니까? 또다시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 편지는 책 이야기가 제격이지요.

경남도교육청은 최근 '공공도서관 정보시스템 통합 구축 사업'을 완료하여 도내 18개 시·군의 24개 도교육청 소속 공공도서관에서 하나의 회원증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도서서비스를 제공하는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교육감님께서는 요즘 공식 행사장에서 종종 "나를 도서관 교육감으로 불러달라"고 하셨지요. 저는 그 말씀을 들을 때마다 감탄했습니다. '도서관 교육감'이라는 강한 의지와 신념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2009년 가을에 출간하신 책 <박종훈, 도서관에서 길을 나서다>를 다시 펼쳤습니다. 사립학교 사회과 교사가 스스로 '벌떡 교사'가 되어 '학교도서관 담당' 업무를 자청한 일, 예산도 없는데 학교도서관을 리모델링하려고 동분서주하며 온 열정을 쏟은 일, 수업 들어갈 때도 아예 도서관 문을 열어놓고 다닌 일, 도서관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쓴 이야기 등. 저는 교육감님의 글을 읽으면서 제 삶의 한 페이지를 보는 듯했습니다. 저도 교직 첫걸음부터 20여 년을 학교도서관 담당 교사로서 살았으니까요.

존경하는 도서관 교육감님! 이제 이끄시고자 하는 경남교육의 목표와 방향은 더욱더 선명해졌습니다. "배움이 즐거운 학교 함께 가꾸는 경남교육"의 뿌리는 바로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을 중심으로 펼치는 '독서생활화 교육'이라 해도 좋겠지요. 그 길이 곧 교육본질 회복의 첩경이지요. 교육감님께서는 교육위원 시절부터 학교도서관 활성화 사업에 큰 공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교육감님의 강한 의지와 노력에도 아직도 아이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하루 열 시간을 넘게 학교나 학원에 붙잡혀 있어도 정작 책 읽을 시간이 없다니요. 이게 바로 입시위주 경쟁교육의 현실이지요. 이런 모순부터 개선하지 않는다면 독서교육은 늘 공염불로 끝날 것입니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지요. 그래서 두서없이 몇 가지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지난 2년 동안은 경남교육이 수업을 바꾸는 '행복학교 운영'에 역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행복한 책 읽기 문화 조성'에 총력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행복학교 운영과 행복한 책읽기는 동시에 진행되어야겠지요. 둘째, 도내 전체 학교와 도교육청 산하 기관에서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이 운동은 어떤 형태로든 교육감님이 먼저 앞장서서 경남교육청에서부터 모범적으로 실천해주셨으며 합니다. 단위 학교에서는 학교장이 앞장서야 하고요. 모두가 '하루 10분 몰입 독서의 힘'으로 행복한 삶을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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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모든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을 '쉼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보완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안에서는 대안교실(위클래스), 상담실, 보건실 등을 복합적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시·군교육청 위센터도 공공도서관과 연계한 공간 활용 방안을 마련하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지치고 힘든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언제든 편히 쉴 수 있는 도서관이라는 이미지로 탈바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서관이 곧 평화교육의 전당이지요. 넷째, 사서교사나 사서보조원이 없는 학교부터 우선으로 '도서관지킴이' 인력을 배정하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배움터지킴이' 수준의 예산을 확보하여 '도서관지킴이' 제도를 전면적으로 시행하거나, 아니면 배움터지킴이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도 좋겠지요. 물론, 장차 모든 학교에 사서교사를 꼭 배치해야 하고요.

이 밖에도 많은 생각이 떠오릅니다만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사랑하는 도서관 교육감님, 올가을엔 자주 도서관이나 책방 나들이도 즐기시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이루시길 빕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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