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위중 기자 3주기…투병 중에도 농 던졌던 사람그의 글 읽으며 마음 다잡아

잊힌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누군가를 잊는다는 것도 때로 슬픈 일이다. 아니, 문득 누군가를 잊고 살았음을 깨달을 때 더욱 마음이 아프다.

지난달 30일은 고 김위중 기자의 3주기였다. 개인적으로는 유일하게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동료 기자며 선배다. 경남도민일보 부장을 하던 시절 회사를 떠나 민주당 경남도당 공보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투병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2013년 4월. 췌장암과 그에서 비롯된 여러 합병증이라고 했다. 그와 언론사 입사 동기인 경상대 이우기 선생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당시 심정을 이렇게 썼다.

"암과 싸우느라 몸은 무척 가벼워졌으나 움직이긴 어려웠다. 그런 그를 보고 우린 눈 둘 곳을 몰라했다. 마지막을 예감한 눈동자엔 추억과 한이 서렸으나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어려워진 그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우린 마음으로 울었었다."

그해 9월 30일 새벽 3시. 그는 영원히 눈을 감았다. 간밤에 홀로 장례식장을 찾아 단단한 마음으로 슬픔을 견디던 가족들과 대면한 기억이 아직도 아련하게 남아 있다.

그는 무척 고집이 센 사람이기도 했지만 대체로 호쾌한 성격에 위트 있는 기자였다. 병이 극에 달했을 즈음 언론사 동료가 치료비를 모아들고 갔을 때도 "조의금은 아니제" 하며 농담을 던졌던 그다. 지난 기사를 뒤져 그의 성격에 걸맞은 문장을 찾았다.

"어렵게 살아가는 삶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가 소주 한잔이라도 동료와 친구와 어울려 마실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삶에 지치고 불안감에 움츠러들기보다는 이 위기를 극복하고 헤쳐나가고자 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한 때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을 되새기며 희망을 향해 우리 모두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자."(2008년 10월 21일 칼럼)

그래, 그의 말처럼 희망을 향해 다시 한 번 허리띠를 졸라매자. 하지만 그전에 그를 추억하며 소주 한잔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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