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맘프가 끝났다. 이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는지 우리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의 식구들과 사흘간 연휴를 반납해가며 귀한 시간을 내준 봉사자들은 알 것이다.

맘프는 이주민과 함께하는 다문화 축제이다. migrants arirang multicultural festival의 앞 글자 한 자씩을 딴 맘프는 2005년 이주민 문화를 존중하고 다문화 공동체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시작했다. 경남이주민센터 이철승 소장의 노력으로 이곳에 옮겨와 열리고 있는 맘프는 11년째를 맞은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의 이주민 축제로 타국에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어머니의 손길 같은 따뜻한 위로를 전해주고 있다.

맘프는 경남이주민센터의 1년살이 중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그래서 축제가 끝나는 순간 다음 축제 준비가 시작된다고 말할 정도로 준비과정도 길고 복잡하다. 특히 올해는 축제가 열리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사흘 내내 비가 예보돼 있어 준비하는 우리들은 애가 탔다. 다행히 비는 시작하는 금요일에만 집중적으로 쏟아지고 주말과 일요일 이틀은 하늘이 우리를 도왔다.

날씨 걱정을 가장 많이 하게 한 행사는 바로 다문화 사생대회이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자라나는 세대가 다문화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고 우리 모두 다문화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자는 뜻으로 진행한 다문화 사생대회에는 5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해 기량을 겨루었다. 비는 내리지 않았고 행사는 무사히 치러졌다.

맘프는 2015년, 작년부터 주빈국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는 주빈국이 캄보디아였다. 그래서 캄보디아 문화부 장관이 국립예술단원들과 방한해 행사 내내 참석했다. 덕분에 우리들은 캄보디아에 직접 가서도 보기 힘든 국립예술단의 압사라 춤 공연을 창원의 성산아트홀 무대에서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다. 천상의 무희들 춤으로 알려진 압사라는 우아하고 아름다웠다.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펼쳐진 캄보디아 풍경과 앙코르와트의 웅장함은 경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무대 화면을 꽉 채운 바이욘의 미소를 보면서 12년 전 앙코르와트에서 들었던 신비로운 피리소리가 내 기억 속에 되살아나서 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그 감동을 즐겼다.

맘프에는 크고 작은 행사가 있지만 그중 최고는 바로 다문화 퍼레이드이다. 12개국에서 온 이주민이 스스로 주인이 되어 준비하고 시행한 다문화 퍼레이드는 그야말로 이주민들 출신 국가 문화의 정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이토록 성대한 퍼레이드를 준비하며 우리 한국인들에게 자신들도 이런 문화적 배경을 가진 민족이라는 사실을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

2016년 맘프는 끝났다. 하지만 이 작은 위로가 이주민들의 가슴속에는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다. 자 2017년 맘프,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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