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주요 소득원인 축산과 주민 민원…악취저감 등 친환경 축산정책 마련해야

합천군 경제의 마중물이라 할 수 있는 축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합천에는 2200농가에서 4만 1000마리(2015년 12월 기준) 소를 사육하고 있으며, 돼지는 94농가에서 15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축산업이 합천의 주요 소득산업 중 하나다. 하지만, 악취와 환경오염 등에 따른 집단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합천군 야로면 정대리 주민 70여 명은 지난 12일 군청 정문 앞에서 돼지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심각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농장폐쇄와 이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별다른 변화가 없어 집단행동에 나섰다며 여름이면 돼지농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할 정도로 큰 불편을 겪는다고 주장했다.

또 가야면 황산리에 우사 건립이 추진되자 마을 주민들이 반대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반발했다. 군은 지난 5월 개발행위 허가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건축허가를 취소했다. 그러나 건축주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해 내달 4일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

율곡면 갑산리에서는 면적 4641㎡ 규모의 모돈번식농장 추진에 마을 주민들이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군은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돼지농장 주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건축허가를 불허했다. 그러나 농장주는 집단 민원을 이유로 불허가 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해 1년간 재판을 거쳐 승소했고, 공사를 시작했다.

사실 축사시설에 대한 규제강화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분뇨처리도 현대화되어 이런 갈등이 예전보다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축산관련 민원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악취는 주민과 합천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군은 악취 저감으로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악취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악취저감제인 EM과 강압성균을 생산해 축산농가에 배부해 악취제거에 나서고 있으나 역부족인 것 같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축사를 마을과 떨어진 곳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하나 2300농가를 이전하려면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

이처럼 악취문제는 현재 축산농가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점은 관련 종사자라면 모두가 알고 있다.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려면 우선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악취억제가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이 같은 문제는 우선 축산업 관련자 스스로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축산농가마다 자구책 마련과 단계별 정비가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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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보다는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주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축산업이 설 자리도 점차 좁아질 수밖에 없다.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는 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 지원에 집중하였다면 앞으로는 주민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친환경 축산정책을 수립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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