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책 구입해 간부와 공유…특색 있는 도시 조성 안간힘

허성곤(사진) 김해시장이 김해를 어떤 도시로 만들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오래전 김해군과 김해시가 합쳐진 탓에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현 도·농복합도시 형태로는 김해시만의 특색 있는 도시로 만들 수 없다는 까닭에서다.

이런 연유로 그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을 직접 구입해 시 간부들에게 선물했다.

김해를 어떤 형태로 조성해야 할지 다함께 고민해보자는 의도에서다.

책 선물에는 대략 두 가지 이유가 포함된 듯하다.

인구 수(약 53만 명)로는 김해가 통합창원시를 제외하면 단연 경남 수부도시지만 아직 도시 형태는 이에 걸맞은 틀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이유는 민선시대가 출범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김해의 경우 오랜 현안과 숙원사업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요인을 해결하려면 시장 혼자만의 생각보다는 여러 시 간부의 조언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38년간 오롯이 공직(토목직)자로만 근무했다. 김해시장 후보 때는 이런 경력을 내세워 나름 도시와 행정전문가를 자처했다.

시장이 된 이후부터는 앞선 민선 시장들과 차별화가 필요했다. 이런 압박감 속에서 그는 취임 이후부터 줄곧 그만의 행정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 '특별함'이란 게 선뜻 머리에 떠오르지도 않을뿐더러 손에 쉽게 잡히지도 않았다.

고민 끝에 그는 여느 날과 다름 없이 시내 한 서점을 들렀다. 이곳에서 책을 살피던 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망설일 것도 없이 10권을 샀다. 이후 도시관리국과 안전건설교통국 등 도시 관련 분야 국·과장 등 시 간부들에게 선물했다.

책을 읽은 후 여럿이 함께 머리를 맞대면 실타래처럼 얽힌 시 여러 현안사업을 풀어내는 데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에 더해 도시의 틀을 짜는데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을 미리 걸러낼 수 있는 장점이 많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기사를 보고도 앞으로 김해가 어떤 형태의 도시 색깔이 어울릴지 조명하는 데 열정을 더하고 있다.

이런 때문인지 어느덧 출근 후 신문읽기는 그의 일상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지역 언론은 물론 서울지역 언론에서 소개한 수도권 지자체의 좋은 시책들도 과감하게 시에 접목하고자 직원들에게 주문한다.

시정에 참고할 지식·정보는 뭐든지 가리지 않는 편이다. 대신 직원들은 그만큼 몸이 고달프지만 시민으로서는 크게 반길 일이다.

그의 이런 자칭 '도시해결사' 노력이 어느 시점에서 열매를 거둘지는 지켜볼 일이다.

시장이랍시고 시 현안사업 해결을 직원들에게만 맡겨놓고 무게만 잡는 이른바 '폼생폼사' 유형의 시장들보다 낫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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