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의 술] (3) '주도 마산'어디서 볼 수 있나

'주도 마산'을 근간으로 한 마산 근대 역사 기록이 점점 퇴색하고 있지만, 번성했던 당시 모습을 확인할 길이 아주 없지는 않다. 향토기업과 지역민 노력으로 잊혀가던 마산 근대사 기록이 명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희석식 소주로 이름이 난 ㈜무학은 술 박물관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7월 문 연 '굿데이뮤지엄'은 무학 창원1공장(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공단 내)에 있다. 총 5개 관 구성에 120여 개 나라 주류 3000여 종을 전시 중이다. 근대 양조업으로 명성을 떨쳤던 마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전시관도 한 관을 차지한다.

"마산은 술과 관련된 기록들이 많이 등장하는 곳이다. 오래전 이곳을 찾은 관료나 시인들의 시를 보면 술과 관련된 작품을 비롯하여 기록들이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면 고려의 유명한 시인 정지상은 '푸른 물결 아득하고 돌이 우뚝한데…백 년 풍류에 싯귀가 새롭고 만 리 강산에 한잔 술을 드네'라고 하였고, 같은 시기의 또 다른 이는 '기이한 바위가 바닷가에 우뚝한데 모두들 유선(儒仙)이 읊조리던 축대라 말한다…주객은 만날 때 여러 번이나 잔을 든다'라고 하여 바다와 산, 그리고 바위가 어우러진 마산의 풍광, 특히 유선으로 불린 최치원이 노닐었다는 월영대 주변에서 술 마시는 장면을 시로 묘사하였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굿데이뮤지엄'에는 120여 개 나라 주류 3000종을 전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술과 장으로 유명했던 항구도시 마산의 1970년대 모습을 재현해놓은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굿데이뮤지엄은 술과 관련한 다양한 기록이 존재하는 것은 마산 술 문화가 오래전 정착해 성숙해 있음을 방증한다고 기록한다. '전통 시대 마산 지역 술 문화'를 시작으로 '개항 이후 일제 술 산업 정책' '술과 꽃의 도시, 마산의 술 문화'를 소개한다.

특히 이곳에서는 '주도 마산'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국가의 재정 수입 확보라는 식민지 경제 전략이 마산을 술의 도시로 성장시켰다…따라서 마산의 술 산업은 객관적인 조건과 술 제조 전통, 그리고 식민지 당국의 재정 확보라는 의도가 맞아 떨어지면서 발전하였다고 볼 수 있다"며 찬란했던 당시 상황이 식민지 경제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무학이 세운 박물관이기에 그들이 만든 희석식 소주와 관련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는 점은 아쉽다. 청주·탁주와 관련한 설명은 '디지털창원문화대전' 기록을 참고했기에 새로운 내용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마산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블로그 등 다양한 출처를 바탕으로 1900년대 주조장이 있었던 자리를 유추·표시한 지도, 물이 좋았던 마산을 대표하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2호 '몽고정' 레플리카(사본), 전국 각지에서 생산했던 청주 상표 등으로 옛 마산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점이다.

'주도 마산'의 당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박물관은 굿데이뮤지엄 외에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앙동주민센터 마당에 있는 '중앙동 문화역사 작은박물관' 되겠다.

컨테이너 2개 동으로 구성된 작은박물관은 지난 2011년 철거된 삼광청주 주조장 건물 벽돌과 기와 등을 진열하고 있다. 이 밖에 내실문·금고·보험증권·영수증·운반용 술통·표지석 등 28종 104점을 보유하고 있다.

박물관 건립에는 앞서 삼광청주 옛 공장 보존운동에 앞장섰던 마산합포구 중앙동으뜸마을 추진위원회 공이 컸다. 추진위원회 최춘파(75) 위원장이 방문자를 맞이하고, 골동품점을 돌며 삼광청주를 담았던 백자를 구해 소개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기획은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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