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소환무산 관련 기자회견 "소환본부 사과하라"…시민사회단체, 비난 여론 고조 "대의기구 책임있는 역할부터"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주민소환 투표 각하와 관련, 주민소환운동본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아전인수 해석으로 빈축을 샀다.

정판용 대표를 비롯한 도의원 6명은 28일 오전 11시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주민소환 각하와 도정이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이번 각하 결정은 경남미래 50년을 향한 도민 염원이 드러난 것"이라며 "대한민국 곳곳에 퍼지는 복지 포퓰리즘에 제동을 건 결정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주민소환 운동본부의 진심어린 사과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등 주민소환 운동에 적극 참여한 제도권 정당 각성 △갈등과 분열 종식 △소통과 화합, 상생의 자세로 도정에 협력할 것을 주문했다.

하지만 이 회견을 두고 도민 민의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이 높다. 주민투표에 필요한 유효 서명이 0.31%(8395명) 부족해 나온 각하 결정이었으나 도내 전체 유권자 중 13%가 넘는 35만 4651명이 청구 서명에 참여하는 등 홍 지사 도정을 반대하는 민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민의를 대변해야 할 도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의 역할과 위치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28일 오전 홍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와 야당을 비판,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에 참여한 도민 민심을 폄하하는 기자회견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김두천 기자

강성진 홍 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은 "이번 홍 지사 주민소환 운동은 법적 한계를 뛰어넘은 일방적 무상급식 중단에 분노해 민주도정 실현을 바라는 도민이 만들어 낸 승리가 분명하다"면서 "주민소환 투표 청구가 각하됐다고 해서 주민소환 본질을 폄훼하고 이를 구실삼아 서명에 동참한 도민을 좌파 운운해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사고 수준이 얼마나 천박한지 잘 나타내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진헌극 친환경 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도 "이번 주민소환 운동은 비단 진주의료원, 무상급식 중단뿐만 아니라 홍 지사가 그간 보여 준 불통과 독단, 독선적 도정에 대의민주주의 기구인 도의회가 끌려다니고 있다고 판단해 도민이 직접 민주주의에 나선 것 아니냐"라고 반문하면서 "새누리당 원내대표단이 이런 도민 심중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 점에서 매우 답답하고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진 대표는 이어 "무상급식 중단 발표 이후 2년, 진주의료원 폐업 발표 이후 4년 동안 수많은 학부모 도민이 외친 내용을 한 번이라도 고민했다면 도의원들이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없다"면서 "이런 문제 인식 없이 35만이 훨씬 넘는 도민을 향해 좌파 운운한다는 사실은 그들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의당 등 야권도 이 같은 인식을 바탕삼아 새누리당 원내대표단 주장을 비판하는 내용을 정리해 발표하기로 하는 등 여진이 계속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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