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록 449회 지진 기록 중 영남 145회…2000년 이후 경남만 44회, 원전 밀집 아이러니

2000년 이후 경남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44건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조선시대에는 전체 지진 3건 가운데 1건꼴로 경남을 비롯한 영남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이후 통영 해역 '규모 4.0' 최고 = 28일 기상청 지진화산감시센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0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경남지역이 진앙인 경우는 모두 44건으로 나타났다. 강도가 가장 셌던 때는 2005년 6월 29일 통영시 매물도 동남동쪽 46㎞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0'이었다. 바다 아닌 내륙 중에서는 2013년 2월 5일 거창군 북북동쪽 11㎞ 지점에서 일어난 '규모 3.5'가 가장 강력했다.

그 외 '규모 3.0 이상'은 다섯 차례 더 있었다. 2002년 1월 7일 밀양시 남남동쪽 10㎞ 지역 '규모 3.1', 2002년 10월 20일 하동군 북북서쪽 16㎞ 지역 '규모 3.0', 2008년 7월 23일 남해군 남남동쪽 41㎞ 해역 '규모 3.2', 2011년 9월 26일 남해군 남동쪽 36㎞ 해역 '규모 3.3', 2012년 11월 22일 진주시 서북서쪽 11㎞ 지역 '규모 3.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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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는 올해 8월 30일 합천군 서쪽 13㎞ 지역에서 '규모 2.6'이 발생했다.

규모 수치는 낮더라도 진앙에 따라 체감도 달리 다가온다. 지난 2007년 5월 28일 당시 마산시 북쪽 4㎞ 지역에서 '규모 2.1' 지진이 발생했다. 최근 경주 본진이 '규모 5.8'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마산지역 주민은 공포에 떨었다. 당시 〈경남도민일보〉 기사를 보면 "갑자기 '쿵'소리가 두 번 나더니 집이 좀 심하게 흔들렸다. 겁이 나서 밖에 나가지는 못했다", "자다가 갑자기 '웅'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집이 제법 흔들렸다. 놀라서 밖으로 나가 주변을 살폈다"는 주민 반응이 담겨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2000년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지진은 모두 965회였다. 경주 지진 이전만 놓고 보면 전국적으로 모두 823회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경남은 44회로 비율로 따지면 5.34% 수준이다.

◇조선시대 경상도 지진 발생 비율 '33%' = 과거 조선시대에는 경상도 지역에 지진이 집중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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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대한지리학회지〉 제36권 제2호에 게재된 '조선시대 이래 한반도 지진 발생의 시·공간적 특성(윤순옥·전재범·황상일)'에 담겨 있다. 논문은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1392년부터 1863년까지 일어난 지진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 기간 지진은 모두 449회 발생했다. 이 가운데 경북 94회(20.9%), 충남 59회(13.1%)에 이어 경남은 51회(11.4%)로 세 번째로 많았다. 논문은 '도별 지진 발생 빈도는 경북-충남-경남-전북의 순으로 나타났고, 영남지방이 전체의 33%를 차지하여 경상 분지에서 지진활동이 가장 활발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사편찬위원회-조선왕조실록' 사이트에서 '지진(地震)'으로 검색하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1454년 12월 28일에는 큰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록에는 '경상도 초계(草溪·지금의 합천군)…에 지진이 일어나 담과 가옥이 무너지고 허물어졌으며, 사람이 많이 깔려 죽었으므로, 향과 축문을 내려 해괴제를 행하였다'고 나와 있다.

또한, 1432년 세종은 "지진은 천재지변 중의 큰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지진이 없는 해가 없고, 경상도에 더욱 많다. 지나간 기유년에 지진이 경상도로부터 시작하여 충청·강원·경기의 세 도에 파급하였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듯 조선시대 때부터 지진 위험지대였던 경상도에 오늘날 '원전'이 밀집해 있는 현실은 이래저래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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