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기능경기대회 정보기술직종 금메달 딴 창원 한일여고 정소연 양

제51회 전국기능경기대회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열렸다. 경남 선수단은 34개 직종에 108명이 참가해 금 6, 은 3, 동 11개를 따내며 전국 3위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정보기술직종에 출전한 창원 한일여고 3학년 정소연 학생은 해당 직종에서 금메달을 획득함과 동시에 1916명의 전체 참가자 가운데 2위를 차지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26일 오전 한일여고 전국기능대회 금메달리스트 정소연 학생과 전산정보부 기획을 맡은 문철우(43) 교사를 만났다.

- 우선, 기능경기대회 금메달 획득 소감은?

(정)"지난해 이 대회에 참가해 16등을 했어요. 올해가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열심히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네요. 고교 졸업 전 마지막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네요."

- 대회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정)"제가 출전한 정보기술 직종은 MS워드, 자바, VBA, PPT 등 4개 부문으로 나뉘는데, 예상 문제를 뽑아 해결하는 방식으로 밤늦게까지 준비를 했어요. 학과 수업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대회를 준비해야 해 어려움도 많았지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문)"여름방학에 전지훈련도 다녀왔어요. 충남, 광주 지역의 출전 선수들과 함께 평가전도 치렀어요.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불꽃이 튀었죠. 그런 경험 덕분에 큰 대회에서 떨지 않고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9∼12일 열린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창원 한일여고 3학년 정소연 양.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 특성화고에 진학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정)"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특성화고에 대해 알게 됐고, 제 꿈을 찾을 수 있겠다 싶어 과감히 지원을 했어요."

- 친구들이나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정)"아직도 특성화고 하면 이전의 실업고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중학교 때 내신성적이 상위 30% 정도 됐는데, 인문계고등학교가 아니라 특성화고에 간다고 하니 친구들이 '공부 안 하려고 가는 거 아니냐'고 놀리기도 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제 선택을 지지해주는 편이라 큰 반대는 없었어요."

- 실제 특성화고 커리큘럼이 인문계고교보다 수월하게 짜여 있나요?

(정)"전혀 그렇질 않아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여름방학에 쉰 기간이 3일밖에 안 돼요. 인문계 고교 친구들조차 이해를 못 할 정도였어요. 특성화고 하면 공부 안 하는 학교라는 인식이 강한데, 보여주고 싶어요. 저희가 얼마나 각자 꿈을 달성하고자 노력하는지."

(문)"중학교에 학교 홍보를 하다 보면 아직도 특성화고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 같아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온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라는 선입견이죠. 특성화고 학생들도 대학 진학은 물론 공기업, 대기업, 금융기관 등 다양한 진로를 놓고 고민을 합니다. 이런 부분이 제대로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소연 양과 문철우 교사.

- 기능경기대회 금메달로 대기업 취업에도 성공했죠?

(정)"네. 기능대회 금메달을 따자 삼성전자에서 연락이 왔어요. 공채가 있으니 신청하라고 말이죠. 특성화고에 진학하면서 제 꿈이 삼성전자 취업이었어요. 올해는 고졸자 공채가 없어 고민이 많았죠.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학진학을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금메달을 따자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하늘이 도왔다 싶어요."

(문)"소연이는 지난번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했을 만큼 교내 성적도 좋아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은행이나 공사에 지원하라는 권유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삼성전자에 꼭 취직하고 싶다고 억지를 부리는 거예요. 결국, 기능경기대회 금메달로 꿈을 이룬 거죠."

- 내년에 있을 세계기능올림픽 준비도 해야 하죠?

(정)"네. 11월쯤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릴 거예요. 이번 대회 1, 2등과 지난 대회 1, 2등 총 4명이 경합해 1명이 출전합니다. 여기서 1위를 해야 국가대표가 될 수 있어요. 전국대회 금메달에 만족하지 않고 기능올림픽 출전에도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문)"기능올림픽 출전은 특성화고 학생들의 꿈이죠. 기능올림픽은 만 22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이 있고, 단 한 번 밖에 출전할 수 없어서 그야말로 '한판 승부'로 불립니다. 기능올림픽이 2년마다 개최되기 때문에 소연이가 마지막이 될 이번 선발전을 꼭 통과하길 기대합니다."

- 앞으로 어떤 기능인이 되고 싶나요?

(정)"어릴 적부터 제 꿈이 프로그래머였어요. 원하는 직장에 취업한 만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요. 이 분야 최고명장이 되는 게 꿈입니다."

- 특성화고를 지원하려는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인문계 학교가 대학진학이 목표라면 특성화고는 '선취업 후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교예요.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지 대학 진학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에요. 저도 취업 이후 경험을 쌓고 대학에 진학해 공부를 더할 생각입니다. 특성화고에서도 대학 진학반 친구들이 있고, 은행이나 공기업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다양한 진로의 길이 열린 특성화를 지원해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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