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그 후]이효진 씨의 끝나지 않은 자아 찾기

"행님, 마산입니더."

녀석이 다시 한국에 왔다. 이효진(32·창원시 마산회원구·캐나다 거주). 2014년 12월에 만났으니 거의 1년 9개월 만이다. 2014년 겨울, 잠시 한국을 찾았을 당시 그는 국토 종단 마라톤에 도전했다. 애초 마라톤을 즐기던 친구이기에 가능할 것도 같았다.

하지만, 역시 무모한 일이었다. 서울에서 출발한 지 며칠 만에 발목 부상으로 달리기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녀석은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만족하며 캐나다로 돌아갔었다.

그러던 그가 최근 한국에 왔다며 다시 연락을 해 왔다.

그는 마산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 2학년 때 캐나다로 건너갔다. 군대 시절을 제외하고는 줄곧 캐나다에서 살고 있다.

캐나다에 사는 이효진 씨. 그는 여전히 자기만의 어떤 것을 찾고 있다. /이서후 기자

그곳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직장 생활을 한다. 다시 만난 녀석은 최근 캐나다 영주권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겸사겸사 부모님이 계신 마산으로 짬을 내 다녀간다고 했다.

"지금 직장은 서비스업 쪽인데, 생활은 유지할만하고 만족해요. 좋아하는 달리기도 계속하고 있고, 사진도 열심히 찍고 있어요."

하지만, 녀석은 여전히 자신만의 어떤 것을 찾고 있다 말했다.

"저도 이제는 나이가 서른셋인데요. 지금은 그냥 사는 대로 사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좋은 시기인 건 맞아요. 그런데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 있으니까, 이렇게 가다가는 이것도 저것도 안 될까 봐 그런 두려움이 있어요. 물론 다른 이들은 캐나다에서 이렇게 사는 저를 보고 부럽다고 하죠. 하지만, 그런 이들도 다들 나름 자기만의 위치가 있는 사람들이에요."

녀석의 조바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그랬다. 아니,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녀석은 무엇을 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넘친다. 그러니 걱정은 되지 않는다. 무릇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이들은 대체로 마흔까지 우왕좌왕하며 살았다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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