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반시설 수 전국 세 번째…공연장 부족·수도권 편차 커
지역 예술인 높은 진입 장벽 호소 "예산 부족·대관 경쟁 치열"

경남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이어 문화기반시설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재수(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등록공연장·영화관·문화기반시설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경남 문화기반시설 많지만 미술관은 부족 = 지난해 기준으로 경남은 서울 804개, 경기 711개에 이어 3번째로 많은 269개 시설을 보유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이 보유한 문화기반시설 2247개 중 8.3%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남은 대부분 통계에서 문화기반시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술관과 영화관은 시설 1곳당 이용대상자가 평균보다 높아 인구 대비 시설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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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문화예술회관 전경./경남도민일보DB

영화관 전국 평균 이용대상자는 13만 3542명인데 비해 경남은 15만 3149명, 미술관은 27만 9153명보다 14만 2006명 많은 42만 1159명이었다. 미술관은 전국 미술관 202개 중 경남에 있는 것은 8개에 불과해 충남, 충북과 함께 전국 비율 4%로 나왔다.

경남이 지역 지자체 중 가장 많은 문화기반시설을 보유했지만 여전히 수도권과 편차는 심하다. 공연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56.2%가 밀집됐으며 영화관이 48.2%, 미술관이 42.5%, 도서관과 박물관이 각각 41.9%와 35.8% 집중됐다. 경남은 공연장이 6%, 영화관 5.7%, 도서관과 박물관은 각각 6.8%, 7.4%에 그쳤다.

경남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나 서울과 울산, 부산의 편차는 극심했다.

각 문화기반시설 이용대상자 수로 보면 서울은 1곳당 이용대상자 수가 공연장 2만 6199명, 영화관 12만 3231명, 도서관 7만 5050명, 박물관 8만 1817명, 미술관 26만 2676명이지만, 울산은 공연장 19만 5511명, 영화관 19만 5511명, 도서관 6만 9004명, 박물관 13만 341명이다. 울산에서 미술관은 한 곳도 운영되지 않아 0%를 나타냈다. 부산 역시 도서관과 박물관, 미술관의 경우 인구 대비 시설수가 전국 꼴찌 수준이었다.

전 의원은 "지역 간 문화시설 불균형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새로운 문화수요 창출과 문화향유권 증대를 위해 문화기반시설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재정지출이 이뤄져야 하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인들 "그림의 떡" = 도내 18개 시·군에는 문화예술회관이 있지만 여전히 예술인들은 이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 연극인은 "공연장이 많다고 하는데 연극을 연출해도 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하기는 어렵다. 지역의 작은 극단은 서울 등지 유명 에이전시처럼 공연 계획을 미리 세우기 힘들다. 대관 경쟁이 치열해 열악한 예산으로 겨우 작품을 준비해도 이미 대관이 마감된 경우도 있다. 상주단체가 있는 문화예술회관에서 연극을 하려면 눈치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또 문화기반시설을 이용할 때 드는 비용도 작은 극단에서 소화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독주회를 연 한 젊은 음악인도 "결국 돈이 문제다. 큰 에이전시와 함께하는 음악인이나 유명인사들에게는 돈이 문제가 안될지 몰라도 우리는 다르다. 좋은 시설이 구비돼도 거기서 공연하는 건 꿈꾸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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