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방어산 산세에 둘러싸인 조용한 시골길을 걷다보면 연꽃 무리가 아름다운 연못 세 개가 객(客)을 반긴다. 천호사 정담 스님 말로는 한 쪽 연못에서 연꽃이 피고나면 다음 연못의 연꽃이, 그 뒤 다음 연못의 연꽃이 핀다고 하니 연꽃들이 만개했을 때의 풍경과 정취가 사뭇 궁금해진다. 연꽃 연못과 방어산의 나지막한 산세, 주변을 채운 대나무 숲 덕에 천호사 가는 길은 어미 품처럼 푸근함을 불러일으킨다. 멀지않은 곳에 이리 고즈넉한 매력을 간직한 사찰을 만난 데에 설렘을 품고 사찰 안으로 걸음을 내딛는다.

100년의 역사를 지니고 20년 전 대웅전을 재 건립한 천호사의 주지는 2013년 진주남강유등축제를 지키려는 지역민들의 뜻을 담아 서울등축제 중단촉구를 기원하며 진주시청을 출발하여 목적지인 서울까지 341km '십보일배' 정진을 수행을 한 바 있는 정담 스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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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사 전경.

만해 스님(만해 한용운)의 수법제자인 수명 스님을 은사로 모신, 정담 스님의 지역민을 향한 마음은 만해 스님의 민족을 위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전해 받았음이다.

각각의 건물을 둘러보는 중 천호사의 한 관계자는 "2013년 '십보일배' 정진 후 천호사 뒷산의 산책로를 지나던 중 평소에 보이지 않던 무엇인가 눈에 띄었고 주지스님과 함께 심봤다! 를 외쳤다. 산삼을 발견한 것"이라며 그날의 기쁨을 감사로 전하며 방어산 둘레길을 안내했다.

천호사 산문을 나와 좌측으로 30m정도 내려간 곳에는 방어산 둘레길(산책로)의 시작점들 중 한 지점이 위치해 있으며 그 시작점은 연꽃연못으로 가는 길과 맞닿아 있다.

방어산의 산책로는 나지막한 산으로서 산세가 아주 수려하고 기암, 암봉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놓은 끝없이 이어지는 소나무터널이 펼쳐져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진주시 지수면과 함안군 군북면 사이에 솟아있는 방어산(해발 530m)은 본래 개방산, 옹립산으로 불리었으나, 고려 말 또는 임진왜란 때 정상부에 산성을 쌓고부터 방어산이라 칭하게 되었다. 임진왜란 때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때는 국군의 주둔지 역할도 톡톡히 해낸 역사적 의미가 깊은 산이다.

방어산 정상에서 만날 수 있는 높이 8m, 폭 6.5m의 흔들바위의 전설은 기울어진 쪽으로 부자가 난다 하여 서쪽 진양 사람과 동쪽 함안 사람들이 바위 앞에 올 때면 서로 자기 쪽으로 바위를 기울게 해 놓는다는 재밌는 사연이 전해진다.

"진주 방어산 천호사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는 재령이씨 고가를 비롯하여 진주성, 진양호 전망대, 진주 수목원, 진주남강유등축제 등 가볼만한 곳이 즐비하다. 천호사를 찾아주신 분들의 마음이 평안을 찾고 또 주변관광지에서 생활의 활력을 찾아 가길 바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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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사 연못 연꽃.

꿈쩍할 것 같지 않던 무더위의 연휴도 가시고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인 추석의 연휴도 지났다. 단풍이 기다려지는 주말 주위를 둘러보자. 가족 나들이로 적합한 곳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천호사의 관련된 자료와 행사일정, 위치는 천호사 홈페이지(chunhosa.modoo.at)에서 찾아볼수 있다.

/뉴미디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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