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이스산업, 지금이 기회다] (4) 대구 마이스산업

마이스산업이 지역 기반 산업을 탄탄하게 받쳐 주는 지역을 꼽으라면 단연 대구가 꼽힌다.

전시·컨벤션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서울을 제외하고 대구는 어느 지역보다 일찍 마이스산업에 눈을 떴다. 2001년 대구컨벤션센터(엑스코)가 설립되고 2003년 전국에서 최초로 대구컨벤션뷰로가 출범했다.

2004년 제1회 세계솔라시티총회를 개최하면서 'Solar City 대구'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솔라시티란 간단하게 태양광 발전 등으로 에너지를 자급하는 도시를 말한다.

마이스산업은 산업 여건과 당위성에 기반을 둔 산업이다.

마이스산업 종사자는 '왜 전시회(혹은 국제회의)가 이 지역에서 개최돼야 하는가'를 설득하는 세일즈와 같다.

세계솔라시티총회 유치 배경은 대구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기반을 둔 것이지만 현재, 대구를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전국 1위 도시로 만든 건 마이스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폐수 처리에 강점이 있는 대구의 특성을 살려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한 '2015 세계 물포럼' 모습. /엑스코

대구컨벤션뷰로는 세계솔라시티총회 이후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태양에너지콘퍼런스 등 관련 회의를 유치하고 2004년부터 엑스코에서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를 자체 기획해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2013년에는 3년에 한 번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에너지 관련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에너지총회'가 엑스코에서 열렸다.

에너지 도시로의 이미지를 굳힌 대구는 2019년 세계신재생에너지콘퍼런스 유치와 2021년 세계가스총회 개최를 앞두고 국제적인 에너지 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대구의 마이스산업은 단순한 소비 진작에 그치지 않고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해 국제 행사를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대구컨벤션관광뷰로 권명희 팀장은 "컨벤션 유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세계에너지총회는 2006년 행사를 발굴해 2007년 국내 개최도시로 대구가 선정되고, 2008년 국제 비딩(bidding)에서 확정됐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준비 과정 동안 에너지 관련 회의는 자연스럽게 대구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구의 역점 사업은 '물'이다. 대구를 돌아 흐르는 낙동강의 지류로 금호강과 신천을 끼고 있다.

섬유 산업 발달을 선물해준 강물은 산업화로 수질이 오염됐고 대구는 물 정화사업이 절실했다.

하·폐수처리, 정수사업, 식수원 개발 사업 등 다양한 물산업 분야 중에서도 대구의 강점은 하·폐수처리 분야다.

이를 기반으로 대구는 2015 세계물포럼을 유치해 성공리에 개최했고 준비 과정에서 물산업전시회를 열고 물융합콘퍼런스를 올해로 3회째 개최하고 있다.

물산업 성장으로 현재 대구에는 국비 2950억 원이 투입된 물산업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를 기반으로 한 의료 산업분야에서도 여러 굵직한 행사들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다. 2018년 세계기생충학회총회, 2024년 세계생체재료학술대회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저변 확대를 돕고 있다.

엑스코까지 지하철도 연결돼 있지 않아 열악한 교통 접근성, 숙박·쇼핑시설 부족에도 대구 마이스산업이 기존 산업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동시에 자체가 성장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대구의 기반 산업과 마이스산업의 융·복합 발전은 조선·제조업에 치중하면서 뒤를 돌아보지 않은 우리의 우둔함에 던지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남다른 조직도>

우리나라 제1호 컨벤션뷰로인 대구컨벤션관광뷰로는 많은 지역의 컨벤션뷰로가 닮고자 하는 본보기로 언급된다.

조직도에서도 차별점을 확인할 수 있다.

타 컨벤션뷰로는 마이스기획팀·마이스마케팅팀 혹은 운영지원팀·전시팀·컨벤션팀 등으로 나뉘어 있지만 대구컨벤션뷰로는 지역 특화산업별로 팀을 나눴다.

물 분야를 담당하는 MICE1팀, 의학 분야 MICE2팀, 에너지 분야 MICE3팀, 그리고 관광팀으로 조직됐다. 관광팀이 도시마케팅 기능을 함으로써 마이스팀은 국제회의 유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대구컨벤션관광뷰로 MICE3팀 권명희 팀장은 "전국 컨벤션뷰로 중 가장 중요한 역할인 국제회의 유치에 중심을 둬 운영하는 곳이 드물다. 컨벤션은 세일즈와 마찬가지다. 하루아침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한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네트워크를 넓혀가야 한다. 우리는 무엇보다 불필요한 보고 체계를 줄임으로써 잡다한 일을 줄이고 각 분야의 국제회의 유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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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화 기획전시>

수도권 외 지역 최초 전시컨벤션센터인 엑스코는 2001년 개관했다. 전시컨벤션 산업이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지리적으로 접근성이 불리해 기대가 낮은 곳 중 하나였다.

하지만 현재, 엑스코는 지역 특화산업을 기반으로 한 기획 전시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구시의 그린에너지정책과 함께한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는 올해로 13회를 맞았고 국제섬유기계전, 국제소방안전박람회, 메디엑스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대구 국제소방안전박람회는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계기로 2004년부터 개최해 올해 13회를 맞았다.

이 전시회는 지역 스토리를 담아 매년 200~300개에 달하는 국내외 업체가 참가해 국제전시인증을 받은 세계소방산업박람회 중 세계 5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내용과 형식이 유사한 '제1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가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국민안전처 주최로 열려 2015년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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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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