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신문 필통]잦은 교내 도난사건 예방대책, 이렇게밖에 안되나요

체육 시간이 끝나고서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반 친구 중 한 명이 고가 브랜드인 지갑을 도난당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찾고 찾아도 없다. 피해자는 답답한 마음에 몇 번이고 사물함, 가방, 교실 바닥에 눈길을 준다. 억울한 마음에 눈물도 흘려본다. 그때 꼭 주위에서 하는 소리가 있다. "그러게 왜 지갑을 학교에 들고 와?"

학생들은 학교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귀중품들을 들고 올 수밖에 없다. 지갑 자체가 고가이거나, 방과 후 쇼핑을 목적으로 돈을 가지고 오는 일도 있다. 고가 휴대전화도 이제는 흔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느 학교나 도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귀중품은 아니지만, 남학생들의 축구화, 여학생들의 화장품, 학생들이 쓰는 볼펜 지우개, 체육복까지…. 도난당하는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다.

이런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어도 특별할 만한 대책도 없다. 범인을 잡기도 쉽지 않고 결국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도난당할 돈이나 물건을 가지고 오지 말라는 얘기뿐이다.

도난사건이 발생하면 오히려 돈을 잃어 버리거나 물건을 잃어버린 학생이 가해자인 것처럼 혼나고 교육을 받는 모양새가 되어 버린다.

도난사건의 범인을 왜 잡지 못하는 것일까? 교실 안에는 CCTV를 설치할 수 없어 복도에 있는 CCTV를 확인하게 되는데 정확히 범인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증거 없이 모든 학생을 범죄자 취급을 할 수도 없으니 담임교사도 곤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학교에선 예방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예방교육과 함께 학생들에게 '학교에 가지고 오지 마라'는 요구만 하는 것이다.

학교와 교사가 심각성에 걸맞은 교내 도난사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필요하다. 경찰이나 검사, 판사 등을 정기적으로 초청해 절도가 어떤 범죄고 어느 정도 처벌을 받는지 명확히 설명해 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이 있다. 학교 내 도난 사건은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 그리고 학생들 스스로 학교의 성적 하락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청소년 신문 필통 정다영(진주 경진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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