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이스산업, 지금이 기회다] (2)경남 마이스산업의 현주소

경남 마이스산업 실적은 '보통'이다. 보통이라는 말이 애매하게 들리지만 경남 외 지역에서의 평가는 "그럭저럭 한다"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산업 기반과 천혜의 관광 조건을 갖추고도 왜 보통밖에 안 되는가'와 '다른 지역보다 적은 예산과 관심에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라고. 우선 전자에 주목해본다.

마이스산업이라고 하면 쉽게 컨벤션센터를 떠올리지만 이는 일부에 불과하다. 기업, 호텔, 전시 주최자, 여행사, 뷰로 등 개별 경제 주체가 있고 자신이 잘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해 이들이 융·복합을 잘하면 그 지역 마이스산업은 성공한 것이다.

경남에서 조선·제조업·방위산업을 기반으로 한 전시회로는 창원 국제자동화정밀기기전, 대한민국 방산 부품장비대전, 코리아로봇페스티벌, 국제조선해양산업전, 창원국제용접 및 절단기술전, 한국국제기계박람회 등을 꼽을 수 있다. 각 전시회는 인지도를 쌓아가며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모습이지만 경남 기반 산업이 침체하면서 전시회 영향력도 줄고 있다.

증축 공사가 한창인 창원컨벤션센터. /박일호 기자 iris15@idomin.com

2006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조선해양산업전은 2012년까지 30여 개국이 참가했지만 2014년에는 14개 국이 참가했고 올해는 10개국이 참여할 예정으로 최근 들어 갈수록 참가국 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경남이 미래 먹을거리 중 하나로 기대하는 로봇산업을 육성하고자 진행하는 코리아로봇페스티벌은 산업은 온데간데없고 '드론 판매장'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경남 산업이 전환기를 맞은 만큼 전시회도 동반 침몰하지 않도록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창원시는 2009년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국제회의도시로 지정됐다. 2008 람사르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2011 UN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 2012 IAEC 세계교육도시연합 총회 유치 등 국제회의도시로의 가능성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경남을 알릴 만한 굵직한 국제행사 유치가 없다.

2012년 경남컨벤션뷰로가 출범했지만 창원컨벤션센터 직원이 겸직하며 국제회의 유치와 도시마케팅 기능보다 컨벤션센터 마케팅역할을 해온 것이 그 이유로 꼽힌다. 또 기업관광이라 불리는 국제회의(컨벤션) 업무를 경남도·창원시의 관광과가 아닌 국제통상과, 미래산업과에 맡김으로써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경남 마이스산업 정체 이유로 컨트롤타워 부재를 꼽았다.

"컨벤션센터나 컨벤션뷰로(Convention & Visitors' Bureau 약어. 비영리를 목적으로 운영되고 회의개최 기구 우산역할을 하며 회의유치나 도시에 대한 서비스 제공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무소 혹은 사무국을 이름)는 정책 실행기관에 불과합니다. 정책 결정 기관인 창원시와 경남도에서 큰 틀을 잡고 뚝심 있게 진행해야 하지만 담당자가 1~2년마다 바뀌고 있습니다. 마이스산업을 이해하고 일을 진행하려면 곧 사람이 바뀌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합니다. 그런 식으로 10년간 마이스산업은 성장 없는 신사업에 머물고 있습니다."

실제 경남도청의 단 한 명인 마이스 실무자는 2개월 전 2년도 채 채우지 못하고 인사이동을 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컨벤션센터가 좁아 그간 마이스산업 성장을 막아 최근 세코 증축을 하고 있으며, 경남발전연구원에 관련 발전방안 연구용역을 줘 그 결과가 나오면 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 용역 결과가 앞으로 경남 마이스산업 성장을 얼마나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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