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맛집]창원 팔룡동 '카르본'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에 우즈베키스탄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았다. '카르본'(KARVON)이다. 상가 2층에 있는 가게는 들어설 때부터 이국적이다. 중앙아시아 음식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슬람 돔 모양의 기둥과 문양이 곳곳에서 보인다.

이곳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온 박안나(36) 씨와 남편 박성원(47) 대표가 운영하고 있다. 박 씨 부부는 지난 2014년 10월 음식점을 열었다. 박안나 씨는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에서 살다 6년 반 전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음식점을 열기 전 남편은 다른 사업을 했는데, 암 진단을 받게 되면서 장기 계획으로 구상했던 음식점을 서둘러 열게 됐다고 했다. 애초 부부는 결혼 10년쯤 되면 1층에는 식당, 2층에는 옷 수선집, 3층에 부부가 사는 집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박 대표가 몸이 좋지 않게 되자 부인과 함께 음식점을 먼저 내게 됐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일을 하는 보람을 느끼며 건강을 회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가게 문을 열고 처음에는 치료 때문에 병원을 찾느라 문을 닫는 날이 많았다. 지금은 박 대표의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카르본'을 운영하는 박안나(왼쪽), 박성원 씨 부부.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어떤 것일지 궁금했다. 박안나 씨의 추천으로 홍차, 레몬차, 토마토·오이·양파 샐러드, 토마토·치즈·마늘 샐러드, 양고기 파이, 양고기 꼬치, 양고기 어깨갈비를 맛봤다. 코스 요리가 아니어서 차, 샐러드부터 메인 요리까지 모두 손님이 먹고 싶은 것을 주문해야 한다. 주메뉴의 상당 부분이 양고기다.

양고기 파이와 홍차.

주요리가 나오기 전 홍차, 레몬차를 마시면서 베이글처럼 둥글고 큼직한 빵을 먹었다. 속에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담백한 빵이다. 토마토, 오이, 양파가 든 샐러드는 샐러드 메뉴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는 기본 샐러드라고 했다. 여기에 토마토, 치즈, 마늘이 든 샐러드를 추가했다. 둘 다 향신료 고수가 들었다. 고수 향이 익숙해지면 샐러드 맛이 배가된다.

양고기 파이는 세모난 파이 속에 양념 된 양고기가 다져져서 들어 있었다. 매콤한 소스를 발라서 먹으니 고기를 색다르게 먹는 맛이 있다.

카르본 추천 메뉴. 왼쪽부터 홍차, 양고기 파이, 토마토·치즈·마늘 샐러드, 양고기 꼬치구이.

파이를 먹고 나자 양고기가 꼬치에 꿰여 나왔다. 떡갈비처럼 다진 고기와 두툼한 덩어리 고기 2종류다. 파프리카, 매운고추·토마토·양파가 든 소스와 토마토·고수·마늘이 든 소스를 취향에 따라 찍어 먹을 수 있었다. 쫄깃한 양고기는 양고기 특유의 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잘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향을 잘 잡았다.

박안나 씨는 "우즈베키스탄에는 12가지 지역색이 있고, 12가지 맛이 있다. 양 꼬치 하나도 사람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양고기 어깨 갈비 구이. /우귀화 기자

마지막으로 나온 양고기 어깨갈비구이는 부드러운 살코기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양념을 약하게 해서 양고기 자체의 맛을 즐길 수 있게 했다. 감자구이와 고수 뿌린 양파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하지 않았다.

토마토·오이·양파 샐러드.

이곳의 특징은 양고기와 향신료, 그리고 '기다림'이다. 각종 양고기 요리에 고수, 지라 등의 향신료가 빠지지 않는다. 여기에다 주문받고 구이 등의 요리를 하기에 일반 음식점보다 조리 시간이 길다. 보통 손님들은 전화로 예약을 한 후 가게를 찾는다고 했다. 그렇지 않고 가게를 오는 이들에게는 음식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기다릴 수 있는지를 먼저 묻는다고 했다. 꼬치구이는 약 15분, 찐 만두는 35분, 어깨갈비구이는 40분이 걸린다고. 순차적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주문하면 좋을 듯하다.

박안나 씨는 "앞으로 코스 요리를 메뉴에 추가하고, 다양한 양고기 요리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르.jpg

◇메뉴 △홍차 1000원 △레몬차 3000원 △토마토·오이·양파 샐러드 3000원 △토마토·치즈·마늘 샐러드 5000원 △양고기 꼬치 4000원 △양고기 파이 3000원 △양고기 어깨갈비 구이 500g 2만 원

◇위치 창원시 의창구 팔룡동 100 드림피아상가 204호.

◇전화 055-299-8365.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