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역 청소년 진로체험단] (1) 자유 학기제 진로 교육
아는 직업 20개 쓰기, 연예인·법조인 등 한정적

◇중학교 자유 학기제는 왜 할까?

'창원지역 중학교 자유 학기제 M. Y. Dream 청소년 진로체험단' 활동이 지난 8월 시작되었다.

청소년 진로체험단은 창원지역 중학교 학생들이 자유 학기제를 활용하여 M(ake) Y(our) Dream=My Dream을 해보는 과정이다.

자유 학기제는 중학교 3년 가운데 한 학기(1학년 2학기)를 중간·기말고사 같은 시험 부담 없이 아이들이 꿈과 끼를 찾도록 수업을 운영하는 제도다. 2013년 도입되어 2016학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자유 학기제를 하면 실습·토론 등 학생 참여형 수업이 늘고 진로탐색·예술체육·동아리 활동이 늘어난다.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가치관 알아보기를 하는 모습.

이 프로그램은 두산중공업 지원과 창원교육지원청 주관으로 해딴에(경남도민일보 관계사)가 진행한다.

2015년 창원시지역아동센터연합회 차원에서 중학교 3학년 학생 30명과 함께한 데 이어지는 두 번째다.

지난해는 학교 바깥에서 했지만 올해는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20명 안팎 학생과 함께한다.

이를 위해 창원교육지원청과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2월 16일 '자유 학기제 및 진로교육 업무협약'을 하고 올해 상반기 협의를 거쳐 창원남중·석동중·토월중·진전중 등 네 곳을 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진로체험단은 ①특기·적성에 맞거나 좋아하는 직업을 찾아보고 ②현장을 세 차례 탐방해 직업인과 대화·토론과 실습을 하는 한편 ③자기가 설정한 직업을 가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스로 계획을 짜보고 공유하는 활동까지 모두 10차례 벌인다.

진로 체험이 이론과 강의 중심으로 흐르기 쉬운 현실에서 탐색→체험→설계 등 모든 과정을 주체적으로 경험하는 기회가 제공되는 셈이다.

직업 소개 동영상을 본 소감 발표 장면.

◇직업이란 무엇일까?

초등학교 6년 과정을 막 마친 중학교 1학년이지만 좋아하거나 갖고 싶은 직업이 무엇이냐 물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잘들 대답한다. 일반적으로 높이 치는 직업도 있고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바탕으로 삼은 직업도 있다.

부모의 영향 때문인지 교사나 공무원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고 더러는 <어린왕자>에 나오는 지리학자나 천문학자를 꿈꾸는 친구들도 있다.

직업은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먼저 자신과 가족의 생계 문제를 해결하는 밥벌이 수단이다. 자신의 재능과 특기를 실현하는 창구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자기가 바라는 바를 성취하는 보람을 누릴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 어떤 인생을 사느냐가 결정되기도 한다

직업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얼마나 버느냐가 될 수도 있고 안정적이냐 아니냐가 될 수도 있고 자기 적성이나 재능과 맞느냐 아니냐가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돈과 안정성과 적성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직업을 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현실에서 이 셋을 두루 만족시키는 직업을 찾는 것 또한 쉬운 편이 아니다.

직업 문제는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직업 선택은 달리 말하면 사회에 필요한 여러 재화와 서비스에서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다.

직업인에게 물을 질문 작성 모습.

좋아하는 직업이 한쪽으로 쏠리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까닭이다.

한쪽에서는 취업을 못해 난리가 나고 다른 쪽은 일할 사람이 없어 난리가 난다.

20대 취업준비생(5월 현재 65만 2000명) 가운데 40%(25만 6000명)가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이런 통계가 아니라도 몇 년씩 공무원시험 준비를 하는 청년은 주변에 널려 있다.

다른 직업에 종사할 경우 생산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도 엄청나고 공시 준비에 들어가는 재화나 서비스(사회적으로 보면 별로 쓸모없는)도 엄청나다.

◇진로 탐색은 왜 할까?

8월 19일 창원남중에서 시작된 첫 시간에는 먼저 자신의 직업을 정하는 가치관 알아보기를 했다.

직업 선택 기준으로 돈·안정성·적성 셋을 제시한 다음 무엇을 가장 중요시하는지를 확인했다.

이어서 20개 설문('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다, 아니다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보람 때문에 의사가 되고 싶다' 등)을 던지고 그 답변을 통해 나온 가치관이 어떤지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적성이라고 적었던 학생이 안정성으로 나오거나 그 반대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자기가 무엇을 중시하는지 막연하게 꿈꾸기보다 자기 가치관에 적합한 직업에 관심을 갖도록 이끄는 데 목적이 있었다.

자기가 아는 직업 20개를 정해진 시간에 적기도 했다. 실제 해보면 20개 직업을 써넣기가 생각처럼 만만한 일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빈칸 없이 다 채운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비슷했다.

학생들 고정관념에 어떤 직업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자기가 아는 직업이 얼마나 조금뿐인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시간에는 아는 직업 20개 적어내기의 결과 공유를 먼저 했다.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나 학교·학원·부모의 영향을 받은 것이 대부분으로 짐작되었다.

직업 선택 기준에 대한 발표 장면.

연예인·법조인·운동선수는 네 곳, 경찰·정치인·공무원·의사·교사·운전기사는 세 곳, 프로그래머·해커는 두 곳에서 10위권에 들었다. 한 학교서만 10위권에 든 직업은 군인·요리사·교수·종교인·간호사·패션디자이너·방송인·예술가·소방관·기자였다.

실제 선택 가능한 직업이 1000개 안팎인데도 아는 직업은 얼마 되지 않음을 인식시켜 직업 선택에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함을 실감하게 했다.

이 밖에 I-CSV(경제사회공유가치창출연구원)의 직업소개 사이트(www.isharevalue.org) 동영상을 보고 오기를 과제로 내었는데 네 학교 모두에서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대부분 다른 사이트는 단순히 직업 안내만 하지만 이 사이트는 직업인의 보람·고달픔과 작업과정을 보여주어 실상도 알게 되고 흥미도 느꼈다는 평가가 많았다.

제빵사가 맛있는 직업 이전에 중노동이더라, 패션디자이너 또한 의상 디자인만이 아니라 온갖 일을 다해야 하는 직업이더라 등등. 현실 직업의 세계를 알아보는 '도전! 골든벨'도 진행했다.

세 번째 시간에는 향후 세 차례에 걸쳐 체험할 직업을 정했다. 체험 희망 학생이 4명 이상이면 어려움이 없었지만 1~3명 희망일 경우는 의견 조율에 시간이 필요했다

체험 현장에서 해당 직업인에게 물을 질문도 작성했다. 질문이 좋아야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기에 소홀히 하면 안 되는 대목이다. 학생마다 질문을 2개 이상 마련하게 하고 중복 질문은 제외한 다음 부족한 부분은 토론을 통해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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