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이스산업, 지금이 기회다] (1) 왜 경남에서 마이스 산업인가

경남 핵심 산업은 기계융합, 조선해양플랜트, 항공우주, 군수, 해양수산, 항노화바이오, 기존 산업기반시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남을 먹여 살린 조선산업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고 제조업 역시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전환할 수 있는 대안으로 마이스관광 산업을 주목하고자 합니다. 아쉽게도 지난 40여 년간 경남은 철저한 제조업 마인드로 일관한 나머지 산업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마이스산업 전문가들은 조선·제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경남에서 다른 산업 발전에 대한 대비와 절박함이 없었다고 진단하기도 합니다. 포스트 관광산업인 경남 마이스산업을 '절박한' 마음으로 점검해보고 발전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이에 있는 경상남도 크기의 작은 나라인 벨기에는 유럽의 수도라고 불린다. EU 본부를 포함해 비영리단체들의 본부가 벨기에에 집중돼 있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국제기구 본부 유치국이 됐다. 이는 마이스산업의 본국이 되는 거름이 됐다.

자동차는 물론 기계산업 등 고가·고품질 제품의 경쟁력이 우수한 독일은 산업 기반과 연계한 다양한 전시산업이 발달했다. 수도인 베를린 외에도 도시마다 기존 산업과 전통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서울과 경남을 연상케 한다. 모든 권한과 기능이 수도권에 집중된 한국에서 단연 마이스산업 역시 집중될 수밖에 없다. 경남, 창원, 통영의 세계적인 인지도는 제로라고 보면 된다. 한국 마이스산업은 지역 관광·마이스산업과 연계에 소극적인 인상이다. 지자체는 각 지역의 특성을 내세워 국제회의를 유치하고 마이스산업 활성화를 꾀하지만 서울, 인천, 제주, 부산 지역을 제외하고 "구색만 갖췄다"는 평가에 머물고 있다.

지난 6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대한민국 방산 부품·장비 대전'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경남도 마찬가지다. 마이스산업은 산업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경남은 창원공단, 마산자유무역지역, 유명 조선소, 항공산업 등 기반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산업시설이 탄탄하고 자연경관이 우수해 마이스 전문가들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높은 경제 수준, 역사성, 특색있는 문화·예술을 마이스산업과 연계하면 외국인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하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역시 지난 2월 열린 경남마이스관광포럼 출범식 축사를 통해 "경남은 우수한 자연환경과 다양한 산업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마이스상품을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지역 마이스산업의 환경과 여건은 아직 열악하다"고 말한 바 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절박함은 없었다. 도시마케팅 기능을 하는 경남컨벤션뷰로가 창원컨벤션 운영과 독립돼 올해 1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을 정도다. 경남을 먹여 살린 조선,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마이스산업 활성화는 침체한 도시 분위기에 활기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는 것이 기획의 시작이다.

◇'마이스산업'이란 = MICE 산업은 회의(Meeting)·포상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용어로, 전시·컨벤션산업을 국가적 차원의 종합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키고자 폭넓게 정의한 것이다. 전시장, 레저, 숙박, 교통, 통신, 식음료, 쇼핑 관련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어 관광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단, 마이스산업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은 경남 밖 참가자의 유입이 있어야 한다. 창원의 한 기업이 회사 회의실을 두고 컨벤션센터나 호텔 회의장에서 10명 이상 모여 회의한다고 해서 마이스산업의 회의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남 외(한국 외) 참여가 마이스산업 기준이 된다.

회의(Meeting)는 컨벤션(Convention) 기준에 들어맞지 않지만 전체 참가자 10명 이상으로 4시간 이상 개최되는 회의를 말한다.

포상관광(Incentives)은 외국에서 국내로 오는 외국인이 10명 이상 참가하며, 국내 숙박시설에서 1박 이상 체류하는 보상 관광이다.

국제회의를 뜻하는 컨벤션(Convention)은 외국인 참가자가 10명 이상이며 동시에(and) 전체 참가자가 250명 이상으로 4시간 이상 개최되는 회의를 뜻한다.

전시회(Exhibition)는 전시산업발전법에 의한 전시회로 무역전시회, 소비자전시회, 혼합전시회가 1일 이상 열리는 것이다.

◇전국은 '마이스' 열풍 = 비즈니스관광이라고 불리는 마이스산업은 일반인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관광산업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 마이스산업의 경제효과는 총 지출비용 12조 565억 원, 생산유발 효과 22조 1911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9조 6796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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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 관광객은 기본 여행경비를 회사 등에서 지원받기 때문에 일반 관광객보다 씀씀이가 크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마이스 참가자는 평균 7.7일 체류하며 1인당 평균 지출 경비는 3127달러(약 352만 원)로 조사됐다. 이는 일반관광객 소비 지출액 1715달러의 1.8배에 해당한다.

한국은 서울에 있는 2곳을 제외하고 2000년대 들어 우수죽순 생겨난 컨벤션센터가 전국 14개에 이른다.

◇한국 '마이스' 위상은 =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국가 위상을 높인 한국은 1996년 '국제회의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2000년대부터 마이스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9년 제주도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굵직한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신흥 마이스 국가로 주목받고 있다.

UIA(국제협회연합)에서 발표되는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국제회의가 전 세계에서 총 1만 1135건이 개최됐다. 한국에서 국제회의 개최 건수는 증가세로 2013년 세계 3위,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는 세계 1만 2350건의 국제회의 중 한국이 총 891건을 개최해 세계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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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는 2011년 이후 줄곧 1위를 차지하던 싱가포르를 제치고 2015에는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일부 국가, 지역에서 다수의 국제회의 미신고사례가 있어 통계의 신뢰도에는 의문이 있다.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라스베이거스는 업계에서 마이스산업 천국으로 불리지만 순위에는 등록돼 있지 않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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