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여고·마산고 등 5개팀 참가…'청소년 페스티벌'의미 되새겨

청소년만이 지닌 꿈과 열정 그리고 끼가 가을 선율을 타고 날아올랐다.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하나 된 날갯짓은 사랑스러웠다. 선생님 지휘와 친구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경쟁을 잊고 화합했다.

지난 10일 경남도민일보 주최, 경남합창연합회 주관으로 창원 3·15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17회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은 10대 만이 지닌 풋풋함과 통통 튀는 설렘이 가득했다.

경연무대가 아닌 공연이었기 때문일까? 창원 진해여자고등학교, 마산여자고등학교, 창신고등학교, 마산내서여자고등학교, 마산고등학교 학생들은 경직된 표정이 아니라 공연을 한껏 즐기는 모습이었다.

◇"우리가 주인공, 우리 목소리를 들어볼래요?"= 3·15아트센터 대극장은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이 시작되기 전부터 뜨거운 열기가 감돌았다. 공연에 앞서 무대에 오를 친구를 격려하는가 하면 수다를 떨거나 장난을 치면서 긴장을 떨쳐내는 주인공들이 있었다.

대극장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합창 무대에 오르는 친구와 가족 이름을 연호했다. 암전이 되고 사회자가 등장하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가족 순애보를 전한 진해여고.

관객들의 흥분은 첫 무대를 연 진해여자고등학교의 울림에 사로잡혔다. 진해여자고등학교 예림합창단은 가족에 대한 순애보를 전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작곡한 신상우 씨가 특별히 무대에 올라 진해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을 시작으로 '내 아버지', '엄마', '부모의 기도', '갚을 것 없는 하나', '가족이란(쉼)', '행복을 주는 사람'을 노래했다. 공연을 하는 중간중간 서류가방을 든 아빠, 앞치마를 두른 엄마와 두 딸의 모습으로 분한 학생들 연기도 진중했다.

◀'Gloria(글로리아)'를 열창한 마산여고.

이어 마산여자고등학교는 화려한 단복을 입고 등장했다. 여기저기서 "어머, 예뻐라"하며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마산여자고등학교는 'Gloria(글로리아)'를 열창했는데 풍물패가 변주되는 구간에 등장해 화려함을 더했고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을 높였다.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부른 창신고.

두 여자고등학교의 공연 후 창신고등학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창신고 합창단이 등장하자 군대에서 걸그룹을 연호하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우렁찬 환호가 들렸다. '내 영혼 바람되어'를 부르기에 앞서 창신고는 촛불 퍼포먼스로 관객 시선을 사로잡았다. 남고 학생들은 위트 있는 선곡 '여자보다 귀한 것은 없네'로 웃음을 자아냈다.

▶'청산에 살리라'를 표현한 마산내서여고.

마산내서여자고등학교는 가곡 '청산에 살리라'로 절제된 표현과 대담하고 강한 전개방식의 선곡을 통해 강한 인식을 남겼다.

마산고등학교는 'Ramkali(람칼리)'로 좌중을 압도한 뒤에 '산조'를 통해 마지막 무대를 자신들의 무대로 장식했다.

김귀자 경남합창연합회장은 "학교마다 특성을 잘 살린 합창무대를 볼 수 있었다. 합창 전문성도 높았고 청소년들의 끼도 확인할 수 있어 좋은 공연이 됐다"면서 "세월이 흘러도 감동이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통통 튀는 매력,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의 또 다른 재미 =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용수철 같은 자유분방함은 팀마다 준비한 마지막 '가요메들리'에서 빛을 발했다.

마산여고는 트와이스의 'cheer up(치어 업)'을 짜임새 있는 군무와 함께 선보인 데 이어 여자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여러 곡 선곡하며 새침데기 10대 모습을 풀어냈다.

내서여고 역시 여자아이돌 노래를 통해 신선함을 더했다. 러블리즈의 '아츄'로 10대 소녀들의 수줍지만 당당한 사랑을 노래했다.

창신고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수록곡 '풍문으로 들었소'를 한 편의 뮤지컬처럼 펼쳐냈다. 단장 자리를 걸고 나선 두 학생은 재치있는 대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Ramkali(람칼리)'로 좌중을 압도한 마산고.

마산고는 방탄소년단의 'I need you girl'을 부르며 군무를 함께 선보여 여학생들의 큰 환호를 얻었다.

마지막 무대는 '청소년합창페스티벌'이 자랑하는 하나 되는 시간. 참가한 5개 학교 청소년들이 다 같이 웃고 노래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고 잠잠하던 객석도 함께했다. 모든 학생이 트와이스의 'cheer up'을 부를 때는 공연장이 들썩였다.

이날 페스티벌의 주인공은 무대 위에 선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객석에서 친구들의 무대를 응원하던 학생들 역시 페스티벌과 하나된 주인공이었다.

김귀자 회장은 "예전에 학생들을 지휘했던 한 사람으로서 학생들에게 합창페스티벌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는 것을 안다.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좀 더 잘하고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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