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야고 기자단] (5) 습지와 행복

람사르습지도시 창녕옥야고기자단 다섯 번째 활동은 8월 6일 오후 창녕군 대합면 신당마을에서 1박2일 여름캠프 일정으로 시작했다.

먼저 집단 토론을 벌였다. 김남은 학생은 이렇게 소감을 적었다.

"가장 먼저 던져진 질문은 '왜 사는가?'였다. 한 친구는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고 답하였다. 이어서 꼬리에 꼬리를 물 듯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의 조건은 무엇인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생각은?', '친환경적인 삶이란?' 등 다양한 질문을 하고 답을 하였다. 내가 받은 질문은 '이 활동에서 내가 얻게 된 것은 무엇인가?'였다. 처음 지원한 동기는 호기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더 많이 알아볼수록 평소에 갖고 있던 환경에 대한 생각 그 이상의 것을 배우고 생각해보며 내 진로에 더 큰 도움이 되고 많은 것을 느꼈다."

'인간의 행복과 환경은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도 나왔다. 대부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답했지만 구체적으로 얘기하는 친구는 없었다.

인간이 아무리 잘 살려고 해도 일본에서처럼 지진이 한번 터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홍수나 태풍도 마찬가지다. 지구온난화나 미세먼지로 환경이 나빠지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난치병·불치병에 걸려 집단으로 죽는 수도 있다.

기자단 학생들이 집단 토론을 벌이는 모습./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다소 불편해도 친환경적인 삶을 살겠는지'를 물은 데 대해서는 많은 학생들이 '그렇다'고 답했지만 '친환경적인 삶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물음에는 잘 대답하지 못했다. 추상적인 생각과 구체적인 실천 사이에는 이렇게 간극이 벌어져 있다.

간단한 것 하나만 하자고 제안했다. 샴푸·린스 안 쓰기, 비누 안 쓰기, 1회용 컵 안 쓰기, 가까운 거리 걸어서 다니기, 인스턴트 음식 먹는 횟수 줄이기, 반찬 남기지 않기 등은 어렵지 않게 실천할 수 있고 하나씩만 실천해도 지구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다.

우포늪을 관광상품화하는 데 대한 생각은 어땠을까? '환경은 고려하지 않고 상품화하면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인간과 자연을 대등한 관점에서 보면 관광상품화할 수는 없다고 본다', '관광상품화를 통해 공간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체험 기회를 만들어 주고 해서 나쁘지 않다' 셋으로 요약할 수 있었다.

이 밖에 여러 질문으로 진행한 토론을 마친 뒤 옥야고기자단 학생들은 주매 마을을 찾아 한 팀은 마을 어르신과 인터뷰하고 다른 팀은 특색을 찾아 지도 만들기를 했다.

또 저녁을 먹은 뒤에는 반딧불이를 찾으러 다녔다. 다음날 아침에는 우포늪 습지와 들판을 자전거로 돌아보았다.

활동을 마친 뒤 적은 소감을 보면 이틀 동안 활동이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남기기는 분명히 남긴 모양이다.

주매마을을 둘러보며 노창재 이장의 얘기를 듣고 있는 기자단.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

김정호 : 왜 사는가 하는 질문이 주제와 동떨어진 것 같아 당황스러웠지만 좀 생각해 보니 우리가 사는 목적은 우리 삶의 모든 곳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은 작게나마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주매마을 지도만들기를 할 때 일본이 군사기지를 만든다고 강제로 마을을 옮겨갔고 이 때문에 원래 마을이 있던 장소도 마을이 옮겨간 장소도 주위에 있는 습지도 변했다고 들었다. 인간이 한 일이 그 일이 일어난 곳뿐 아니라 다른 곳의 환경에도 영향을 준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서은지 : 토론이 끝날 무렵 선생님께서 '궁극적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자연을 보호하는 것은 다름아닌 인간을 위한 일이 아닐까?'라 하셨는데 지금까지 뇌리에 박혀 있고 나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길을 걸을 때 이장님 말씀을 듣고 마을을 알아가는 것도 좋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걷는 것이 너무나도 행복했다.

손시현 : 많은 생각과 평소 묻어둔 의문을 꺼내어 해결해 볼 수 있었고, 생각을 정리하며 친구들 의견도 들어보았다. 그러다보니 자연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지금껏 나름 잘 실천한다고 생각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되었다. 짧지만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다른 해결책과 관점을 제시해 준 이 활동은 큰 의미로 다가왔고,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김수영 : 마을지도를 만들기로 해서 어르신들께 인사드리고 이장님을 따라 나섰다. 다른 시골과 다를 것 없는 마을이었지만 한 바퀴 돌면서 이 작은 마을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알았다. 주매마을은 6·25 전쟁 때 접전지이기도 하고 기지가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에 모두가 귀기울여 들었다.

정윤주 : 샛길에서 다양한 식물을 구경한 뒤 큰길로 나와 다른 길을 통해 돌아가 보았다. 공방과 가시연꽃 우물, 지금은 쓰지 않는 우물터와 상여집터를 볼 수 있었다. 서재마루라는 곳도 있었는데 예전 마을 문서를 보관하는 서재여서 이름이 서재마루가 되었다고 한다. 처음 이름을 듣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는데 실제로 그런 이유여서 신기했다.

이형주 : 이장님 설명을 듣고 알게 된 정보를 토대로 지도를 만들었다. 먼저 큰 길을 그리고 여러 장소를 각각 색종이로 접고 색연필·사인펜 등을 갖고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제작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나중에 다시 모여 마무리하였다. 우리 지도는 세계에서 하나뿐인 독특하고 유일한 지도라고 생각하며 스스로 뿌듯하고 보람찼다.

이윤희 : 반딧불이를 찾았다. 정말 풀숲에서 푸른 빛이 깜박이고 있었다. 생각보다 밝지는 않았는데, 유충이라 그렇다고 한다. 지금은 유충만 나오고 성충을 보려면 9월 즈음에 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반딧불이를 봤다는 자체로도 아주 기분이 좋았다. 반딧불이를 실제로 본 친구가 내 또래에는 얼마나 있을까.

백승준 : 자전거를 타고 우포늪의 일부를 다니면서 여러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옆 따오기 복원관에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웠다. 길 위에서 메뚜기나 귀뚜라미 같은 곤충을 비롯해 여러 생물들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이 다치지 않게 살짝살짝 비켜나가며 자전거를 타고 갔다.

정민경 : 나는 자전거를 못타는 탓에 걸어서 둘러보았다. 전날 토론시간 우포늪 관광자원화에 대한 얘기가 생각났다. 그때 우포늪을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우포늪 자연을 보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비록 자전거는 타지 못했지만 천천히 걸은 만큼 더 많이 보고 생각할 수 있었던 경험을 했다.

이현영 : 자전거를 탄 다음 우포늪생태관에서 우포의 사계 애니메이션을 보고 학교로 돌아왔다. 꽤 빡빡한 일정이지만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고 우포늪과 환경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 이러한 자연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김명기 : 몸은 피곤했어도 많은 것을 얻은 캠프였다. 특히 인터뷰를 통한 주민의 생생한 이야기는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정부정책과 주민의 대립, 그리고 그 해결을 위한 노력 등. 이런 것들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해본 기회가 된 것 같다. 또 자연에 대해 관심을 더욱 갖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고, 내 삶을 다시 성찰해본 시간도 된 것 같다.

박지산 : 학교에 있었다면 전혀 겪을 수 없었을 활동이어서 재밌었고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느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어른이 되고 아이를 갖게 되었을 때 우포늪이 여전히 그 자리에 푸르게 보존되어 있어서 가족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다. 그때는 나의 지식으로 가족들에게 우포늪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을 기억하며 자연을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김훤주 기자 pole@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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