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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구 유입 발판 된 '자발적 고향세'

[지방자치의 눈으로 본 홍준표 도정] 4부 일본의 지방자치 (2) 고향세 도입 성과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6년 09월 05일 월요일

올해 4·13 총선에 앞서 전국시도의회의장단협의회와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각 정당에 '지방세 과세 대상 확대 등 신세원 발굴'을 건의했다. 국세 대비 지방세 8 대 2의 한정된 지방재정을 확충하려는 의도였다. 구체적 방안 중의 하나가 '고향세' 신설을 위한 법 제정이었다. 지금은 법 제정이 아닌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개정 방안도 제시돼 있다. 오시환 세정과장이 "'고향세 연구회'를 설치해 우리 현실에 맞는 제도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할 만큼 경남도의 고향세 도입 의지도 강하다.

지난달 25일 일본의 고향세 메카인 홋카이도 가미시호로정청을 찾았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여기서 '후루시토납입 전국서밋'이 열렸다. 고향세의 일본어가 '후루시토세'다. 출향인들이나 관심 있는 외지인들이 지자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그 지역 특산품을 배송받고, 주민세 등록세 등 자기가 사는 지역에 내는 세금 일부를 면제받는다. 이는 한국에서 도입하려는 고향세 개요와 같다. 일본은 지난 2008년 시행했다.

지난달 25일 오후 일본 홋카이도(북해도) 가미시호로 누카디라온천에서 열린 고향납세운동 행사 모습.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여기서 대회가 열린 이유는 인구 4900명 조금 넘는 가미시호로정이 지난해 9억 엔이 넘는 실적으로 일본 전국 179개 시·정·촌이 거둬들인 고향세의 10%를 수확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향세에 따른 고용창출, 인구유입 등의 성과가 컸다. 여기서 이틀간 열린 대회에서 7개 시·정·촌 대표자들이 고향세 사례를 발표했다. 홋카이도 동쪽 오지 가미시호로에 모인 일본의 고향세 관련 공무원 등 400여 명은 '어떻게 하면 내 지역을 잘살게 할까?', '어떻게 하면 인구를 한 명이라도 더 늘릴까?' 하는 고민에 1박 2일을 쏟아부었다.

◇고향세로 인구를 늘렸다

행사 시작은 아이들이었다. 가미시호로의 귀하디 귀한 아이들이 민요를 부르며 일본의 전통 북을 쳤다. 15년째 가미시호로정장으로 일하는 다케나카 정장에게는 이 아이들이 금싸라기 같다. 한때 5000명을 넘었던 인구가 현재 4929명. 작년 한 해 80여 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출생했으니 당연하다.

아이들 무대 뒤에 나온 다케나카 정장은 인사말에서 "놀라운 건 올 들어 7월까지 39명이 증가한 사실"이라며 활짝 웃었다. 3월에만 31명이 늘었다고 했다. 다케나카 정장은 그 이유를 '고향세 증가'라고 했다.

가미시호로에서 고향세를 시작한 건 7년 전이다. 미미했던 실적이 눈에 띄게 늘어난 건 3년 전 일본 전국의 고향세 전문 금융사인 '트러스트뱅크'와 연계한 이후다. 이전에 비해 서비스 시스템을 확 늘렸다. 일본 어디서건, 출향인이든 외지인이든 이곳에 고향세를 연간 5000엔, 1만 엔, 2만 엔 등을 내면 그 액수의 최대 50%에 해당하는 소고기, 유제품, 간장·치즈, 농산품 등 싱싱한 현지 생산품으로 보답했다. 주민세 등록세 등 납세자가 사는 지역 지역세 일부 면제는 물론이다.

인근 홋카이도에서는 물론 도쿄, 오사카, 규슈에서도 납세자가 생겼다. 다케나카 정장은 "고향세를 도입한 이후 7년간 64가구 124명이 전입했다. 고향세로 모인 돈을 주로 아이들을 위해 썼다. 태어나자마자 무료로 보육을 맡길 수 있게 했고, 유치원은 물론 고교를 졸업할 때까지 교육비 지원을 했다. 아이들이 이곳에 있는 한 미래가 있다고 봤다"고 했다.

신기한 것은 이곳에 연고도 없는 납세자들의 납세 동기다. 2014년 기준 가미시호로 고향세 납부액은 9억 3206만 엔으로 전국 3위다. 일본의 외곽 홋카이도, 그 안에서도 시골 중 시골인 이곳에 왜 사람들은 고향세를 낼까? 다케나카 정장은 겸손하게 답했다. "사람들을 만족하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외지 납세자들은 좋은 일 해서 좋고, 싱싱한 지역 생산품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정청에서는 최대한 그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고향세로 학교를 지켰다

다음으로 홋카이도 북쪽 엔베쓰정청 사토 기획진흥계장이 연단에 섰다. 전통 어민 복장을 한 그는 "엔베쓰정에는 2800여 명이 산다. 반농반어민인 지역민들은 양 축산과 감자·고구마 농업, 가리비잡이를 주로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엔베쓰농업고교를 지키기 위해서 고향세 납세운동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엔베쓰농고는 양 축산 부문 특화학교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인구로 명맥을 잇기 어려웠다. 특히 지난해에는 크라우드펀딩까지 해서 납세액을 대폭 늘렸고, 여러 가지 혜택을 주면서 농업고교는 신입생들을 확보했다.

이렇게 농업고교 홍보 차원으로 시작했던 고향세 납세 목적은 어업생산물 판매와 화훼·채소 판매, 빵 판매 등 엔베쓰정 주민생활 지원으로까지 확대됐다. 사토 계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마음을 움직이겠다는 자세로 고향세 납세운동을 펼쳤다. 그게 사람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일본장기'로 유명한 야마가타현 텐도시에서 일본장기 장인과 생산품을 활용한 고향세 운동을 소개했다. 생산량 전국 2위인 앵두도 활용됐다. 텐도시 담당 공무원은 "전국 납세자들이 일본장기 보존에 공감하면서 고향세를 냈지만, 그에 상응해 배송해야 할 일본장기를 부족한 일손 탓에 제때 보내주지 못한다"면서 미안해했다.

이어 히로시마현 위의 시마네현 하마다시에서 어업생산물을 매개로 한 고향세 납부운동, 또 나가노현 하쿠바촌의 만년설 스키장을 연계한 고향세 납부운동이 소개됐다. 특산품에는 순수한 자연도 포함된다는 점이 공통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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