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가을 시즌을 맞이하기 전에 올 상반기 지역 음악계를 돌아보면 아직도 갈 길이 많다는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먼저 우리 지역 상반기 음악계를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 젊은 음악인들의 약진이다. 특히 작년에 경상대학교에 부임한 최강지 교수(성악)와 김범기 교수(작곡)의 활동이 돋보인다. 주요 활동 무대가 서울이었던 이들은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최강지 교수는 올해 사단법인 경상오페라단을 창단해 로시니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와 <신데렐라>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의 기획력과 추진력이 기대되는 것은 오페라의 유형에 따라 크고 작은 무대를 다변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관객층의 입맛을 충족시켜 관객들에게 오페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 관객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올 수 있게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여 년간 지역 오페라계를 주도해왔던 경남오페라단과의 경쟁 구도는 앞으로 관객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 음악인들의 활동 기회가 높아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작곡과 교수로 부임한 김범기 교수의 행보도 지역 창작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전망이다. 올 상반기 창작계에 조용한 파장을 던진 김 교수 주도의 경상작곡가협회 창단은 앞으로 지역 작곡가들의 활동은 물론 차세대 작곡가들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 그리고 타 지역과의 교류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학을 끝내고 돌아온 작곡가 조우성, 바리톤 나현규 등 젊은 연주자들의 활동도 기대 된다.

기존의 지역 단체들 중 돋보이는 활동을 한 단체로는 최천희 씨가 이끌고 있는 꼬니-니꼬 쳄버앙상블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 진해구민회관 상주단체로 선정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음악단체로는 처음으로 공연장 상주단체로 선정된 것인 만큼 그들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지역 음악단체들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이슈가 많이 있었으나 그중에서 상반기 최고의 이슈는 창원시립합창단의 <마술피리> 오페라 공연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공연 자체만으로 본다면 그 자체로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목할 것은 이것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창원시립합창단, 나아가 창원문화재단, 창원시 주도의 시민들을 위한 특성화된 상품으로 지속성을 가지고 만들어나갈 것인가가 매우 궁금하다. 시립합창단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80여 명의 전문 성악가들의 집합체다. 오페라를 제작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이에 시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여러 측면에서 더욱 질 좋은 오페라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시립합창단으로서의 역할 부분에서 우려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무대 다양성과 다변화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이 더 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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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을 지나 9월부터 많은 연주회가 열릴 예정이다.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에 공연장에서 마음의 정서도 함께 살찌우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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